보험개발원 생명장기손해보험
장이규 부문장

우리나라는 2017년 8월 고령사회에 진입하였고 2026년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고령화는 의료기술의 발달, 생활환경의 개선에 따른 기대수명 증가로, 고령자 수가 급증함에 따른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2017년 82.7세로 47년간 20.4세 증가하였는데, 같은 기간 OECD 국가의 기대수명이 약 11세 증가한 것에 비하면 두 배가량 빠르다.

반면 실제로 활동을 하며 건강하게 산 기간을 나타내는 건강수명은 오히려 감소했다. 2012년 이후 건강수명이 감소하면서 유병기간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한국인들은 고령화와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다양한 위험인자에 노출되어 약 20년 가까이 유병자로 생활하는 것이 현실이다.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한국인의 대표적인 사망원인으로 이들 질병의 관리를 위한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대표적 국민 질병인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생애의료비는 심혈관질환 환자의 평균 사망연령 78세를 기준으로 할 때, 40세에 발병하면 약 8000만원, 53세에 발병하면 약 5400만원을 지출할 것이라 한다. 또한 심뇌혈관질환으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총비용은 약 9조원에 육박한다. 이처럼 질병으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감안할 때 적극적으로 질병 예방을 위한 투자와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100세 시대, 건강이 보장되지 않는 기대수명의 증가는 고단하기만 하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만성질환은 흡연, 운동, 체지방 관리, 식이요법 등 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헬스케어를 통한 사전 예방으로 무병장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질병 위험을 보장하는 민영보험도 마찬가지이다. 현재는 발병 후 ‘치료’를 담보하는 방식으로서 고령화에 따른 유병자 증가는 손해율 증가로 손익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질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보험상품에 헬스케어 서비스를 결합함으로써 손해율을 개선하고자 노력 중이다.

최근 ‘건강정보와 질병정보를 결합한 질병예측 모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보험회사들은 이를 활용하여 직‧간접적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보험계약자의 건강관리 노력으로 건강증진 효과가 나타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건강증진형 상품이 출시되었다. 예를 들어 40세 남자가 혈압, 체질량지수(BMI), 콜레스테롤, 혈당 등 건강지표를 35세에 상응하는 수치로 달성하면 암 및 심뇌혈관질환 보장 보험료의 약 30~4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건강상태를 보험료에 직접 반영하는 방법 외에도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계약자의 건강증진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즉, 웨어러블 기기로 신체 활동량과 심박수 등을 모니터링하고 혈압, 체질량지수(BMI), 콜레스테롤 등 건강상태에 따른 질병 위험 예측을 통해 식습관 개선, 운동요법, 검진‧복약 알림 등 질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보험회사의 이러한 상품 개발과 서비스 제공은 손해율 관리와 *보험침투도가 감소하는 등 양적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시작되었지만, 국민 의료비 절감이라는 사회보장적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의료 환경변화에 따른 지속적 개선과 정교화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로 소비자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 보험은 예기치 못한 사고 발생 시 보험금을 지급받는 고유 기능 외에 각종 사고와 질병 예방, 치료, 발병 후 관리 등 생애 전반에 걸친 위험관리 수단으로 역할을 확대할 것이며, 이를 통해 보험소비자는 유병기간을 축소하면서 기대수명까지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를 기대해본다.

*보험침투도(Insurance Penetration Ratio)는 국민 1인당 국민총소득 대비 1인당 보험료의 비율로 2012년 12.6%에서 2018년 10.6%로 낮아져 보험산업이 역성장하고 있음을 의미

보험개발원 생명장기손해보험 장이규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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