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손해보험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대형사 기준 80% 중반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올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능할 것을 보이는 가운데, 손해율이 점진적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손보사들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대형 4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가마감)은 80% 중반대로 적정 손해율(78~80%) 대비 4~7%포인트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화재는 누적 손해율이 85.2%로 1년 전(90.2%)보다 5%포인트 개선됐다.

현대해상(84.8%)과 DB손보(84.4%)도 각각 전년 대비 6.0%포인트, 6.2%포인트 낮췄고, KB손보도 1년 전보다 6.7%포인트 낮춘 84.5%를 기록했다.

중소형사들의 손해율도 개선됐다.

메리츠화재(81.5%) 6.0%포인트, 한화손보(88.8%) 5.9%포인트, 롯데손보(90.5%) 23.2%포인트, 하나손보(91.5) 6.5%포인트, MG손보(106.1%)는 12.8%포인트 각각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흥국화재와 악사손보는 11월 손해율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6%포인트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손해율이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이유는 최근 2년간 보험료 인상 효과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이 크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1월 3%대 차보험료를 인상했다. 같은 해 6월에 1%대 추가 인상을 단행하며 이례적으로 연 2회 보험료를 올렸다. 이어 올해 초 3% 가량 오르며 2년간 약 7~8%의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인상 효과는 일반적으로 모든 계약이 갱신되는 1년 후부터 나타난다”며 “지난해 두 차례 보험료 인상을 단행한 결과가 반영되면서 손해율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개인 차량을 이용한 외출 감소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차량 이용량이 줄면서 사고 발생률이 낮아져, 손해율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손해율 개선에도 손보사들의 시름은 여전하다. 현재 적정 손해율보다 높은 상태지만, 1년 전과 비교해 손해율이 낮아지면서 보험료 인상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계절적 영향으로 점점 높아지는 손해율도 문제다. 겨울철에는 차량 결함 및 사고 빙결에 따른 사고량이 늘어 손해율이 상승하기 마련인데, 지난달부터 손해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작년과 비교해 안정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어 보험료 인상을 주장할 근거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올해 겨울 사회적 거리두기로 차량을 이용한 외출량이 감소하지 않는 한 손해율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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