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자본시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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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디지털 혁명 과정에서 ‘플랫폼’이 기존 금융투자사의 주요 경쟁자로 등장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사도 데이터관리 역량을 제고하고 마이데이터같은 규제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조성훈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 혁명과 금융투자업의 대응’ 보고서를 통해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금융투자 주요 업무가 수행되는 과정이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투자은행(IB)와 같은 업무를 처음부터 끝가지 수직적으로 수행하고 제공해왔다면 앞으로는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데 특화한 새로운 플레이어가 나타나 주요 업무를 대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성훈 연구위원은 “금융투자업에서 디지털 혁명은 증권사의 주요업무가 수행되는 일련의 과정을 해체할 것”이라며 “증권회사가 업무의 처음부터 끝까지 도맡아 진행하는 업무 방식이 사라지는 ‘언번들링(unbundling)’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혁명이 불러올 변화 중 또 다른 하나는 막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플랫폼’과의 경쟁 격화다.

이미 대출 시장에서는 P2P대출 플랫폼이 등장해 프로젝트 또는 신생기업의 자금 조달자 역할로 자리 잡고 있다. P2P대출 플랫폼은 자금 수요자를 프로젝트나 신생기업에서 일반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고 자금공급자로는 개인투자자 외에 기관투자자까지 포함하면서 B2B로 진화하는 모습도 발견되고 있다.

자금 중개자 역할을 독점해오던 금융투자회사 입장에서는 동일한 서비스를 플랫폼 기반으로 제공하는 경쟁자가 지속 등장해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조 연구위원은 “플랫폼 플레이어들이 금융투자업에 진출하면 시장이 분할돼 각자 우위를 갖는 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며 “또한 기존 금융투자사와 새로운 플레이어가 특정 기능이나 서비스에서 업무위탁과 같은 협력관계를 맺고 역할을 분담하면서 공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변화하는 금융투자시장에서 증권사와 같은 금융투자회사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 금융투자회사와 핀테크 기업 간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업무 위탁 관련 규제도 개선돼야 한다.

조 연구위원은 “데이터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혁신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활용하는 데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데이터 관리는 금융투자회사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기술 역량”이라며 “기존 플레이어와 신규 플레이어 사이의 공정경쟁 보장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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