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올해는 금융지주들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일환 영향으로 보험사 인수합병(M&A)이 활발했다. 수차례 매물로 거론된 보험사도 원만하게 매각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2개 보험사 금융지주 계열사 편입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말 매물로 깜짝 등장하며 단숨에 ‘대어’로 떠올랐다. 총자산 규모는 중소형사 수준에 머물지만, 수익성과 회사의 재무건전성은 대형사와 견줄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 푸르덴셜생명의 총자산은 올해 3분기 기준 22조4470억원으로 업계 11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423억원으로 전년 동기(1465억원) 대비 958억원 늘었고, 업계 4위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했다. 총자산수익률(ROA)와 자기자본수익률(ROE)도 각각 1.48%, 10.67%로 타사 대비 높다.

건전성도 뛰어나다. 푸르덴셜생명의 3분기 지급여력(RBC)비율은 486.44%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RBC비율은 계약자가 보험금을 일시에 신청할 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비율로, 보험사의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다.

KB금융은 수익성과 건전성이 견실한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오면서 곧바로 인수를 추진했다. 신한금융지주와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선두를 쟁취하기 위해서다.

KB금융은 2조3000억원의 매각 대금을 지불하며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추진했고, 지난 8월 금융위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으면서 계열사로 들이는 데 성공했다.

더케이손보(현 하나손보)도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 한국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해 설립한 더케이손보 지분 70%를 770억원에 인수하며 14번째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더케이손보는 지난 6월 하나손보로 사명을 변경하고, 디지털 기반 종합손보사로 전환하는 신호탄을 쐈다.

기존 더케이손보의 상품 포트폴리오가 자동차보험과 교직원 중심으로 맞춰져 있던 만큼, 넓은 고객층 확보와 장기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기 위해서다.

◇KDB생명·악사손보, 매각 신호탄

KDB생명은 올해 또 매물로 나왔다. KDB산업은행이 2010년 전신인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후 세 차례 매각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하면서 헐값에 나온 것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JC파트너스와 협상에서 총 5500억원 규모로 거래하기로 협의했다. KDB생명의 기존 주식을 2000억원에 팔고, 새로운 인수자가 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방식이다.

새로 구성되는 펀드 3500억원 중 1000억원은 산은이 자금을 지원하고, 우리은행이 1000억원을 투자한다. JC파트너스는 법인 및 개인 등으로부터 투자확약서(LOC)를 받고 1500억원을 마련해 투자한다.

산은은 금주 이사회를 열어 관련 사항을 승인하고, 오는 30일께 SPA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9월에는 악사손보가 매물로 나왔다. 예비입찰 당시 신한금융지주와 교보생명의 각축전이 예상됐으나, 신한금융이 발을 빼며 교보생명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교보생명의 악사손보 인수 추진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2007년 교보생명이 교보자동차보험을 악사손보에 매각하며 손해보험업을 정리했지만 13년 만에 재인수에 나서면서다.

문제는 가격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악사손보의 매각가는 1600~2000억원 가량이다. 교보생명이 과거 악사손보를 매각할 당시 지분 75% 가량을 900억원에 처분했는데, 2배 이상 가격이 높아지면서 악사손보의 미래 가치 및 현재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주목된다.

새로운 손해보험사도 탄생했다. 한화손해보험, SKT,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등의 대형 투자사가 공동 출자해 캐롯손해보험을 출범시켰다.

캐롯손보는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기존 시장에 없던 혁신 상품을 무기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며, 디지털 보험사의 성공 가능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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