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올해 2020 청년세대의 가계대출이 다른 연령층을 압도했다. 영끌·빚투로 일컫는 주식투자, 주택 구입, 전월세 수요 등으로 빚을 지는 청년층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청년층의 가계대출은 409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5% 증가하며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7.0%)를 상회했다. 

특히 올해 청년층의 분기 평균 가계대출 증가액은(11조5000억원)은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27조원)의 42.7%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청년층이 전체 가계대출 잔액(1586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24.9%에서(20대 4.2%, 30대 20.7%)에서 올해 3분기 말 25.8%(20대 4.9%, 30대 20.9%)로 상승했다. 

청년층의 가계대출 상승의 한 축은 집, 전세와 관련돼 있다. 3분기 말 기준 청년층의 주택관련대출은 260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주택관련대출 분기 평균 증가액(15조8000억원)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53.4%로(8조5000억원)로 지난해(21.4%)보다 크게 증가했다. 청년층이 전체 주택관련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2%로 지난내 말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의 주택관련대출 증가액 중 전세자금대출은 85.1%로 전세로 전세자금대출이 청년층의 주택관련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한은 측은 청년층 1인가구 증가와 정부의 청년가구 주거 안정 지원 확대 영향으로, 청년층의 전월세 자금 수요와 공급이 모두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청년층 1인가구 수는 20대를 중심으로 증가했는데 청년가구의 자가점유율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이들의 전월세 대출 수요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2030 대상 청년전용 버팀목전세자금,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 청년 맞춤형 전월세자금이 공급되면서 전월세대출이 크게 증가했다고도 덧붙였다. 

청년층의 신용대출 증가도 두드러졌다. 청년층의 신용대출은 89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올해 신용대출 분기 평균 증가액(11조4000억원) 중 청년층 비중은 33.6%(3조8000억원)을 차지했다. 청년층이 전체 신용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3%로 지난해 말(27.6%)보다 상승했다. 

신용대출 증가의 이유로는 주식투자자금 수요 증가가 지목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급락했고 이후 개인의 주식투자가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청년층의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금 수요가 확대됐다. 모든 연령층의 신용융자가 확대된 가운데 30대 이하 신용융자 증가율(94.2%)은 60대 이상(95.9%)과 함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융자의 높은 금리와 짧은 만기, 엄격한 신용공여 한도를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대출 조건이 좋은 청년층의 신용대출 상당 부분도 주식시장으로 유입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면 신용대출 활성화도 청년층을 대출로 이끌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핀테크 혁신으로 모바일 기반 비대면 신용대출 영업경쟁이 심화됐고, 이러한 환경에 익숙한 청년층의 대출 증가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청년층을 주고객층으로 설정하고, 신용대출 영업을 확대한 데다 시장점유율이 하락한 시중은행도 대출 한도와 금리 우대혜택을 비대면 상품에 집중했다"며 "전체 은행대출 증가액에서 전자금융경로를 통한 대출 증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9.7%에서 올해 1~9월 34.2%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