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로 유명한 포항 호미곶.
일출로 유명한 포항 호미곶.

<대한데일리=오은희 시민기자> 요즘 국내에서 가장 핫한 여행은 ‘캠핑(Camping)’이다. TV를 틀면 각종 캠핑 관련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SNS에도 캠핑 여행 인증샷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에 나가는 게 어려워지며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여행은 여행보다는 조금 더 특별한 일상의 연장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크다. 해외여행 대안으로 캠핑이 떠오르는 이유다. 캠핑은 국내 여행을 하면서도 조금은 프라이빗하고, 멀리 떠나왔다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문제는 캠핑 장비값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이에 이번 기고에서는 캠핑은 하고 싶지만, 캠핑 장비나 캠핑 경험이 없는 캠핑 입문자에게 색다른 캠핑 여행 장소 2곳을 추천하고자 한다.

포항카라반의 캠핑카 외부 모습.
포항카라반의 캠핑카 외부 모습.

■ 호미곶 바다를 품은 글램핑앤카라반

우리나라 최동단에 위치하고 있는 포항 호미곶. 그 호미곶 해변을 품고 있는 ‘글램핑앤카라반’ 캠핑장이 있다. 글램핑앤카라반은 전 객실이 카라반(Caravan)이며, 오션뷰이다.

먼저 우리가 예약한 카라반을 보는 순간 입이 쩍하고 벌어졌다. TV에서만 보던 카라반을 처음 본 신기함도 있었지만, 5평 남짓한 작은 캠핑카 속에 정말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게 아닌가. 쇼파, 싱크대, 옷장, 냉장고, 화장실, 샤워실, 세면대, 히터까지 정말 모든 게 다 갖춰져 있었다.

포항카라반 캠핑카 내부. 테이블을 당기면 침대로 활용할 수 있다.
포항카라반 캠핑카 내부. 테이블을 당기면 침대로 활용할 수 있다.

옷을 갈아입고 본격적인 캠핑 준비를 했다. 숙소에 오기 전 죽도시장에 들러 산 회, 쥐포, 조개를 늘어놓고 테이블 가득 저녁을 차렸다. 바로 앞의 바다에서 들리는 파도 소리에 톡톡 조개 입 여는 소리가 합쳐지니 눈과 귀가 즐거웠다.

늦은 밤 공동 전기가 소등되면 밤하늘엔 별천지가 펼쳐졌다. ‘이건 오리온자리, 이건 북두칠성’ 검증할 순 없지만 알고 있는 별자리 이름은 다 튀어나왔다. 목이 뻐근할 정도로 오랫동안 별을 쳐다봤다.

글램핑앤카라반의 가장 특별한 점은 환상적인 일몰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출 장소로 유명한 호미곶 근처에서 웬 일몰이냐 하겠지만, 그래서 더 특별했던 것 같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호미곶과 차로 불과 10분여가 걸리는 거리에 떨어져 있는 글램핑앤카라반은 호미곶보다 서쪽에 위치해 있어 일출 대신 일몰을 구경할 수 있다.

글램트리 리조트의 인피니트풀 전경.
글램트리 리조트의 인피니트풀 전경.

■ 청평 숲을 품은 ‘글램트리 리조트’

럭셔리 캠핑의 진수 글램트리 리조트는 기존 캠핑의 이미지를 깨부수는 곳이다. 한마디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호텔 리조트라는 표현이 딱 맞겠다.

캠핑을 가고 싶어도 기존 캠핑의 불편한 이미지 때문에 캠핑을 꺼려왔던 사람이라면 글램트리리조트를 캠핑 입문지로 추천한다. 통상 숙박 캠핑이라 하면 얇은 텐트와 시끌벅적한 공동 개수대, 공동 샤워실이 떠오르지만 글램트리리조트에는 이 모든 게 철저히 분리돼 있다.

글램트리리조트에 도착하자마자 여태 가봤던 모든 숙소를 다 합친 것보다 좋다는 생각을 했다. 국내 어떤 럭셔리 호텔보다 시설, 분위기 모든 측면에서 빠지는 게 하나 없었다.

무엇보다 이런 럭셔리 시설을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글램트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새 지저귀는 소리, 풀벌레 소리, 장작 타는 냄새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호텔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것들이었다.

글램트리 리조트의 개별 호실 마당엔 대형 해먹이 설치돼 있다.
글램트리 리조트의 개별 호실 마당엔 대형 해먹이 설치돼 있다.

럭셔리 캠핑장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저녁용 식재료도 색다른 것으로 챙겼다. 라면 대신 파스타, 삼겹살 대신 양갈비를 요리해 저녁을 먹으니 여느 미슐랭 레스토랑 못지않았다.

글램트리리조트의 진수는 인피니티 풀에서 드러난다. 리조트가 청평 서리산을 품고 있어 수영장 바로 앞에는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선베드에 누워서 숲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눈이 저절로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인피니티 풀에서 즐기고 나오니 어느새 하늘에는 ‘불멍’하기에 딱 적절한 어둠이 내렸다. 도시의 번잡함을 떠나 조용하고 깨끗한 대자연에서 편하게 휴식하고, 시끄러웠던 나의 내면도 충전할 수 있었다. 장작이 줄어드는걸 바라보며 벌써부터 이곳이 그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글램핑앤카라반 :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구만길 64

*글램트리 : 경기도 가평군 상면 돌아우길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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