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지난해 말까지 중단됐던 은행권 신용대출이 연초 재개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9927억원으로 전일 대비 647억원 증가했다.

올해 처음으로 신용대출을 시작한 지난 4일에는 지난해 말보다 2799억원 폭증하며 133조9280억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신용대출 취급 이틀 만에 3400억원가량이 고객에게 흘러들어 간 것으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상한인 월 2조원의 약 17%를 이미 취급한 셈이다. 

은행권에서는 보통 1월의 경우 신용대출 수요가 없는 것으로 본다. 연말 성과급 등을 이유로 신용대출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수요 폭증은 지난해 말 은행권이 신용대출을 강제로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신용대출 증가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가계대출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지속되자, 은행권의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가계대출 증가액을 월 평균 2조원대로 유지하는 가계대출 총량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강화, 고소득자 고액신용대출 규제 등을 추진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끝없이 오르는 부동산을 사기 위해 빚을 내는 사람들, 주식투자 열풍에 빚을 내 투자하는 투자자들, 생활고 등을 이유로 빚을 내는 사람들의 수요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말 대출이 폭증했다"며 "빚을 추가로 받으려는 사람들이 규제 때문에 빚을 받지 못하다가 신용대출이 재개되자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권은 고객 수요에 대응해 올 초부터 신용대출을 재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일부터 직장인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재개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지난 4일부터 신용대출을 다시 판매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7일부터 우리WON하는 직장인 대출 판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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