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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동학개미들의 주식 매수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대형주 위주의 주식 매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정에 대한 경고음도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장 시작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8조5520억원을 코스피에서 순매수했다. 총 7일 가운데 5일을 순매수했으며, 이중 4일간 1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11일에는 4조4921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수준의 순매수세를 보였고, 12일에만 2조3139억원을 다시 사들이며 주식 쇼핑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동학개미의 매수는 대형주 위주로 진행됐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제조업종에 8조6915억원, 전기전자에 6조7396억원, 대형주에 6조6683억원을 순매수했다. 제조업종에는 SK하이닉스, 기아차, 유한양행 등, 전기전자는 삼성전자, 삼성SDI가, 대형주에는 현대차, 현대건설, LG 등이 동학개미의 주 타깃이었다.  

개별 종목별로는 동학개미들은 시총 1위 삼성전자를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5조4505억48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SK하이닉스(3771억600만원), 현대차(3009억2400만원), 셀트리온(3939억2500만원) 등의 개인 매수세도 강했다. 

동학개미들이 월초부터 코스피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지난해 2873.47로 장을 마감한 코스피는 올해 들어 상승을 지속하면서 지난 11일 3266.23이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만 6거래일 연속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 상승에서 소외된 개인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동학개미의 매수세가 폭증하고 있다"며 "개인들의 대형주 위주의 매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과열 양상이라는 불안감도 증폭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동학개미의 역대급 주식쇼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매도 폭탄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8조6765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동학개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총 1위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들어 2조9433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SK하이닉스(5330억원), 현대차(3465억원), 기아차(1160억원) 등도 매도 공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대형주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며" 개인들이 이 물량을 전부 소화하며 지수를 받치고 있는 모습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개인의 매수세와 기관,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겹치면 지수 하락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개인의 매수세가 워낙 강해 오히려 지수를 방어하거나 상승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3월부터 재개될 공매도로 인한 동학개미들의 피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1일 금융위원회는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모든 상장사에 금지한 공매도를 이제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는 기관과 외국인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개인투자자들의 비판이 있어왔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주가가 급락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속칭 '상투'를 잡고 피해를 입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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