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승리 기자> 불친절했던 ‘금융 씨’가 친절해지고 있다. 금융에 혁신이라는 날개를 단 혁신금융서비스 덕으로, 보통사람들의 금융생활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2019년 4월 금융위원회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9건을 지정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기준 총 135건의 혁신금융서비스가 탄생했다. 특히,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례들을 ‘패스트트랙(Fast-track)’으로 묶어 처리하면서 혁신에 속도까지 더해졌다.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의 문턱을 낮추는 시도가 이뤄졌고 더 쉽고 더 가까운 금융환경이 구축됐다. 보통사람들에게는 너무 어렵고 너무 멀었던 금융의 깜짝 변신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누구에게나 평평한 운동장이 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고액자산가의 전유물이었던 비상장주식이 보통사람의 투자 포트폴리오 안으로 들어왔다. 관련 정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고, 주로 PB를 중심으로 일정 금액 이상이 거래됐던 비상장주식이 플랫폼으로 문턱을 확 낮췄기 때문이다.

정확한 매물·분석 정보를 제공받고 안전한 거래, 편리한 사후 서비스까지 플랫폼을 통해 원스톱으로 처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혁신금융서비스로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화의 포문을 연 것은 코스콤이었다. 지난 2019년 5월 비상장기업 주주명부 및 거래 활성화 플랫폼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고, 이듬해인 2020년 4월 비마이유니콘(Be MY Unicorn)이 시장에 나왔다.

비상장주식 거래 편의성 증대 등의 효과를 인정받아 규제 특례를 받은 것이다. 실제로 비상장주식은 매도인과 매수인 개인이 직접 협의 과정을 거쳐 이체 및 결제를 진행해야 했다. 하지만 비마이유니콘이 등장하면서 챗봇을 통해 협상을 하고, 이후 양·수도 계약, 결제, 주주명부 변경까지 전 과정을 플랫폼에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렇듯 거래의 편의성이 향상된 가운데, 안전성도 높아졌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주주명부관리, 거래 지원뿐만 아니라 공신력 있는 기관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에스크로 기반 대금 결제서비스 △신용평가정보 △기술평가정보 △전자 계약서 등이다.

◇핀테크사 ‘비상장주식 플랫폼’ 선보여

이후 1년여 뒤인 2020년 4월 두나무와 피에스엑스(PSX) 등 두 곳의 핀테크사가 비상장주식 안전거래 플랫폼으로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이미 2019년 11월 비상장주식 통합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출시한 두나무의 경우 금융위로부터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비상장주식 거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받으면서 이용편의성 증대라는 날개를 달았다.  

비상장기업 정보와 빅데이터 분석 결과 등을 제공했던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플랫폼 내에서 매물 등록은 가능하나 후 매매 주문 등의 절차는 불가능했다. 자본시장법 제11조 및 제42조에 의거 금융투자업 미인가시 계약체결, 매매 주문 접수 등의 업무 위탁 행위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서 삼성증권을 통한 안전거래 회원 인증, 거래 시 안전거래서비스 등을 플랫폼 안으로 가져오는 것이 가능해졌다. 삼성증권 계좌를 보유해야 거래가 가능했던 제약도 없어졌다.

◇마켓컬리, 카카오뱅크, 토스 비상장주식 ‘수수료’ 무료

함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던 피에스엑스(PSX)도 지난해 말 신한금융투자와 제휴를 통해 서울거래소 비상장을 론칭했다.

플랫폼에서는 매물 등록, 가격 검색, 매매 거래 등을 통합 지원하는데, 서울거래소 비상장 회원가입 외에 매매체결 시스템을 지원하는 신한금투 계좌 계설이 필요하다. 신한금투 증권계좌를 통해 계약과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피에스엑스 측은 허위매물, 대금 미지급 등의 불안요소를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비상장주 시장에 만연했던 정보 비대칭 해소는 물론 거래 안전성 확보, 높은 유통마진 해소 등 빠르고 투명한 거래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수수료 0%’ 혜택은 달콤하다. 운용수수료와 증권사거래수수료 모두 2월 말까지 전면 무료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 생기면서 일부의 고액 투자자를 대상으로 했던 비상장주식 투자의 문턱이 낮아졌다”며 “거래가 편리해졌고, 비용 역시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비상장주식의 경우 PB를 통해 주로 거래돼왔고, 그 금액 역시 일정 단위의 최소 판매금액을 정해두고 그 이상을 판매했기 때문에 접근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