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승리 기자> 불친절했던 ‘금융 씨’가 친절해지고 있다. 금융에 혁신이라는 날개를 단 혁신금융서비스 덕으로, 보통사람들의 금융생활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2019년 4월 금융위원회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9건을 지정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기준 총 135건의 혁신금융서비스가 탄생했다. 특히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례들을 패스트트랙(Fast-track)으로 묶어 처리하면서 혁신에 속도까지 더해졌다.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의 문턱을 낮추는 시도가 이뤄졌고 더 쉽고 더 가까운 금융환경이 구축됐다. 보통사람들에게는 너무 어렵고 너무 멀었던 금융의 깜짝 변신이다. 이에 대한데일리는 누구에게나 평평한 운동장이 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직접 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까지 삼박자를 갖춘 온라인쇼핑몰에서 무거운 생수나 쌀이 아닌 금융도 살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모바일 상품권 형태로 전송되어 빠른 배송은 기본, 카드 결제로 실적까지 챙길 수 있는 혜택이 따라온다. 바로 해당 금액만큼 금융 거래가 가능한 상품권의 등장이다.

◇혜택 많아 좋은데…품절이 아쉽기만 한 ‘온라인 금융상품권’

이러한 금융의 상품권화는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온라인쇼핑 플랫폼을 통한 금융투자상품권 거래 서비스’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온라인쇼핑 플랫폼 사업자가 금융투자상품권을 판매하는 행위를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특례를 적용받았다.

그렇게 2020년 3월 온라인 금융상품권이 카카오톡선물하기를 통해 출시됐다. 주식, 펀드,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어음을 자유롭게 살 수 있는데다 이벤트까지 진행되니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출시 기념 10% 할인 소식에 1만명이었던 한도가 하루만에 조기 소진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이후 11번가, 옥션, 지마켓 등의 플랫폼을 통해서도 판매가 진행되면서 마니아는 늘었다. ‘혜자상품이다’, ‘적금처럼 해야겠다’, ‘센스있는 선물로 좋다’, ‘등록하기 편리하다’ 등의 리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구입 매수 제한과 잦은 품절을 아쉬워할 정도였다.

금융상품권 서비스가 금융투자 저변 확대 및 시장 활성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한국투자증권 측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보통사람들’이 합리적인 쇼핑을 위해 많이 이용하는 쇼핑 플랫폼에서의 판매는 접근성을 높이는 셈이었고, 소액투자 입문까지 이어지는 효과도 불러왔다. 특히, 쇼핑을 즐겨 하고 투자에도 관심이 많은 2030세대 등 젊은 금융소비자를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코로나19발 ‘주식투자 열풍’의 사회적 분위기까지 흥행을 도왔다. 동학개미 운동으로 적극적으로 주식 시장으로 뛰어든 보통사람들은 쉽게 살 수 있다는 편리성을 앞세워 ‘주렁주렁 열리는 혜택’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실제로 계좌 개설 후 이체를 통해 투자를 진행하는 것보다 상품권 등록해 사용하는 것이 두루두루 유리하다. 시기에 따라 해당 쇼핑몰과 앱 내의 등록 이벤트 등에 참여할 수 있고, 카드결제가 가능해 카드실적도 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테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혜택 많은 판매사, 이용꿀팁을 공유하는 게시물이 많이 업데이트돼 있다”며 “각종 혜택이 주식 투자에 대한 높은 관심과 만나 금융투자상품권을 구매하게 한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상품권으로 사는 해외주식 0.1주

주식에 대한 관심이 국내주식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반영해 해외주식으로 서비스 방향을 잡은 곳도 있다. 바로 2019년 12월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해외주식 상품권의 구매·선물하기 서비스’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신한금융투자다.

지난 28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카카오톡 선물하기 플랫폼을 통해 등장한 해외주식상품권 스탁콘은 4000건 판매를 돌파했다. 해외주식을 소수 단위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소액투자처에 해외주식을 합류시킨 결과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접근이 쉬운 카카오선물하기에서 스탁콘을 판매, 선물함으로써 소비자의 소액투자 기회가 확대되고 해외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향후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분석해 보다 더 다양한 금액대와 종목 라인업을 구성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곧 새로운 주자도 등장해 시장은 3파전이 될 전망이다. KB증권도 올해 금융투자상품쿠폰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한편 KB증권은 지난해 7월 ‘온라인쇼핑 플랫폼을 통한 금융투자상품쿠폰 유통’으로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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