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지난달 삼성화재의 장기인보험 매출이 급감했다. 최근 3년간 손보업계 대표 수익성 사업인 장기인보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활을 걸었지만, 손해율 악화 우려로 선제적 관리에 들어가면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지난달 장기인보험 매출(가마감)은 474억4700만원으로 전년 동기(508억2700만원) 대비 6.6%(33억8000만원) 감소했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106억1700만원을 거두며 1년 전(154억1900만원)보다 31.1%(48억200만원)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2018년부터 장기인보험 매출 경쟁에 가담했다. 손보업계 자산 규모 5위사인 메리츠화재가 2017년부터 공격적으로 장기인보험 시장에 뛰어들면서 단숨에 매출 2위로 올라섰고, 1위 도약을 목표로 하면서다.

이에 실제 메리츠화재는 2019년 월 마감 기준 여섯 차례 삼성화재를 제치고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삼성화재의 매출 감소는 경쟁사였던 메리츠화재가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영업보단 내실화를 선택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보장 확대, 인수 기준 완화 등으로 장기인보험 시장 활성화를 주도한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선제적으로 손해율 관리에 들어가면서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졌고, 그간 판매한 상품에 대한 손해율 관리를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삼성화재 내부적으로도 장기인보험에 대한 손해율 및 비중 관리에 집중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도 장기인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판단, 손해율 관리와 다른 사업에 더 집중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쟁사였던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매출은 100억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실적은 97억6900만원으로 1년 전(110억7800만원)보다 11.8%(13억900만원) 감소했다.

장기인보험 시장 1위권 경쟁이 완화된 가운데 2위권 손보사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현대해상(101억7500만원)과 DB손보(104억7700만원)는 전년 대비 각각 11.6%(10억6200만원), 5.3%(5억3600만원)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현대해상과 DB손보는 지난달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에서 각각 54억원,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삼성화재(20억원), 메리츠화재(49억원)을 제치고 GA채널 업계 선두로 올라서기도 했다.

KB손보는 지난달 64억900만원의 장기인보험 매출을 기록, 1년 전(52억7600만원)보다 21.4%(11억3300만원)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 대표 수익성 상품인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경쟁은 약화됐지만, 현대해상과 DB손보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1위권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해상과 DB손보도 무리를 하고 있는 만큼 손해율 관리 시기를 염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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