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장 선점 위해 ‘제살깎기’ 수수료 인하 경쟁
퇴직연금시장 선점 위해 ‘제살깎기’ 수수료 인하 경쟁
  • 이봄 기자
  • 승인 2019.06.0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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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운용규모 200조원 돌파 예상, 시장 규모 ‘쑥쑥’
​​​​​​​“수수료 과도하다” 지적 나오자 금융사 줄줄이 인하
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치열한 퇴직연금시장 경쟁이 금융회사의 수수료 인하를 촉발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19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의 운용 수익률이 저조한데도,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급히 수수료를 인하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사업자로 지정된 은행·증권·보험사들은 최근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낮추고 있다.

가장 먼저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 계획을 밝힌 곳은 신한금융지주다.

신한금융은 이달부터 계열사 단위의 퇴직연금 사업을 그룹 차원의 매트릭스 체제로 확대·개편했다. 개편안에는 현재 연 0.4~0.6%에 달하는 퇴직연금 운용수수료를 낮추는 방안이 담겨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이달 초 확정급여형(DB)의 기본 수수료율을 내리며 수수료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미래에셋대우는 DB형 기본 수수료 금액 구간을 세분화해 새로운 수수료율을 신설했다. 이에따라 수수료율 금액 구간은 50억원 미만부터 3000억원 이상까지 10개로 구분된다. 기존 수수료율 대비 인하폭은 금액 구간에 따라 최대 30%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장기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장기할인율도 최대 5%포인트 높였다. 가입 기간에 따른 기본 수수료 할인율은 2~4년차 10%, 5~10년차 12%, 11년차 이상 15%로 DB형과 확정기여(DC)형 모두 적용된다.

IBK연금보험도 지난달 10일부터 DB형과 DC형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각각 최대 0.25%포인트, 0.1%포인트 내려 최저 0.17%, 0.3%를 받고 있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에 나선 이유는 퇴직연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금융사 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2016년 말 기준 147조원 수준이었던 퇴직연금 적립규모는 2년 만에 190조원을 넘어서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또한 190조352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올해 안에는 적립금이 2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연금이 최장 20~30년간 운용되는 장기상품인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수료는 퇴직연금 운용사 선택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낮은 수익률에도 일정 금액을 수수료로 챙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1.01%로 시중은행 예금금리에도 못 미친다. 낮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금융사들은 퇴직연금 운용‧관리 명목으로 고객으로부터 운용액의 0.2~0.7%에 달하는 금액을 수수료로 받고 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1.5%)과 금융사에 지불할 운용 수수료를 고려하면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오히려 손해를 본 셈이다.

은행권 연금사업부 관계자는 “국내 사적연금 시장이 10년 만에 4배 이상 불어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맞춰 사업부문을 재점검하고 있다”며 “금융당국도 시장 친화적 정책을 펴고 있어 연금 시장은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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