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기업은행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기업은행의 향후 조직관리 전략이 안정 지향형으로 압축됐다. 지주사 전환과 노동이사제 등 혁신 사안에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유보 입장을 밝히면서, 조직에 변화를 주기보다 핵심업무에 역량을 기울이는 조직안정 전략이 추진될 전망이다. 

지난 18일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서면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주회사 전환은 당분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종원 행장은 "지주회사 전환은 장단점이 있어 실익이 문제점을 능가해야 추진 가능하다"며 "지금은 코로나에 따른 피해 중소기업 지원에 역량을 집중할 시기"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지주사 전환 대신, 자회사별 강점을 활용해 One-IBK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IBK가 추진 중인 혁신금융의 실행력을 높일 예정이다. 

지주사 전환은 기업은행의 숙원 과제 중 하나였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IBK투자증권, IBK캐피탈, IBK저축은행 등 계열사 간 연계를 통해 영업을 강화하고, 기업은행의 계열사 투자 확대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 대부분은 지주사 체제 확립을 통해 은행계열과 비은행계열 협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기업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시대의 추세와도 맞물려 있다. 

윤 행장이 취임하면서 기업은행과 자회사 간 시너지를 강조하면서 지주사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돼 왔지만, 앞으로 지주사 전환 이슈는 한켠으로 밀려날 전망이다.  

윤 행장은 노동이사제의 경우에도 유보 입장을 강조했다. 

윤 행장은 "사외이사는 중소기업은행법 등 현행 법 절차에 따라 선임될 것"이라며 "은행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금융위에 제청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직원을 포함해 다양한 내널을 통해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3월 중 복수 후보를 제청할 생각이며 사외이사 선임 여부는 후보 역량에 따라 좌우될 것. 특정 후보가 자동 선임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근로자추천이사제나 노동이사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사안으로서 관련 법률 개정이 수반돼야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윤 행장이 노동이사제 도입에 한 발 물러난 입장을 보이면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윤 행장은 취임 당시 노조의 '정부 낙하산 행장 선임' 반대에 부딪히자 노동이사제(노조추천이사제)를 적극 협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노사 공동 선언문 작성을 통해 공식 협의를 끝마친 것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이 노동이사제 도입에 약속한 만큼 올해 사외이사 후보에 노조추천 후보를 낼 생각이었다. 정치권의 노동이사제 도입 추진 움직임, 금융당국의 도입 권고, 행장과의 약속 등 여러 대외여건을 바탕으로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었지만 윤 행장의 발언이 찬물을 끼얹게 됐다. 

한편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의 행보와는 관련 없이 다음주 중 노조추천 이사 후보를 정식으로 추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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