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4연임에 성공했다. 1년 더 하나금융 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후계자 승계작업을 통한 조직 안정화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4일 위원회를 개최하고 김정태 현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단독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지난 15일 내부 3명, 외부 1명 등 총 4명의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으며, 후보자 심층 면접을 거쳐 1년 임기 연장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단독후보자를 확정했다. 

단독후보로 추천된 김정태 회장은 다음달 개최되는 이사회와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임기 1년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김정태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코로나19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극복과 그룹의 조직 안정화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태 회장은 금융그룹 CEO 중 두번째로 4연임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4차례 연임하면서 금융지주 회장만 10년을 지낸 적이 있다. 

김정태 회장의 4연임은 비교적 순탄하게 이뤄졌다. 3연임 당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던 금융감독원은 김정태 회장의 4연임에 대해 하나금융 이사회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김정태 회장은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탄탄한 성장을 지휘했으며, 과거 외환은행 인수,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 등에서는 포용의 리더쉽을 선보인 바 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통해 조직의 전략 기조를 유지하려는 업계의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태 회장의 1년여 연임 기간 중 가장 큰 과제는 후계자 찾기다.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로 제한돼 있어 올해 만 69세인 김정태 회장 이후 유연한 CEO 승계 작업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현재 유력 후보들이 법적리스크를 떠안고 있어 이를 해소해야 한다.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는 함영주 부회장은 채용비리 혐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와 관련해 재판을 진행 중이며, 오는 2분기 하나은행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관련 금감원의 제재심도 예정돼 있어 법적리크가 어떤 내부인사로 불똥이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비은행 부문 강화도 핵심 과제 중 하나다. 2020년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하나자신탁 등의 비은행 계열사들은 수수료 수익 증대와 디지털 혁신 등을 바탕으로 상당한 수준의 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다른 금융지주 대비 보험 부문의 상대적 약세가 문제로 지목된다. 지난해 출범한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 보험부문과 다른 계열사간의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해진 셈이다. 

디지털 전쟁에서의 승리도 숙제 중 하나다. 최근 금융지주들은 앞다퉈 디지털전환 전략을 발표하며 금융플랫폼으로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정태 회장도 디지털전략을 진두지휘하며, 데이터 종합기업으로 전환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우리 플랫폼 사업자가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손님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는 하나금융이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디지털 플랫폼 전략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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