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금융연구원 (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자료=한국금융연구원 (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국내 자산운용 시장이 2000조원을 넘어서며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 자산운용 시장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중심으로 성장하고, 일반투자자가 주를 이루는 공모펀드는 위축되고 있어 저변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2000조원 자산운용 시장의 도래와 향후 과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탁을 포함한 자산운용 전체 수탁고는 2022조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 시대에 진입했다. 2012년 말 1000조원 시대에 진입한 지 6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연평균 성장률도 10%가 넘는다.

2000조원 자산운용 시장의 도래는 연기금, 보험과 같은 장기 금융자산의 축적과 이로 인한 외부 위탁운용 증가, 저금리에 따른 부동산·해외채권 등 대체투자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신탁은 2017년 말보다 100조원 증가한 873조원으로 집계돼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신탁 자산 증가는 특정금전신탁을 활용한 파생상품 연계 투자의 확대와 부동산 시장 활황에 따른 부동산담보신탁의 성장이 이끌었다.

지난해 말 펀드 설정금액도 총 551조원으로 4년 전인 2014년 말보다 174조원 늘었다.

펀드 증가액 174조원 중 92%인 160조원이 사모펀드로 집계됐으며 공모펀드는 14조원 증가에 그쳤다. 사모펀드 비중도 46%에서 60%로 증가해 공모펀드를 넘어섰다.

그러나 사모펀드가 기관투자자 등 전문 투자 집단을 대상으로 운용되는 반면 공모펀드는 일반투자자 위주로 판매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투자자의 시장 참여는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일반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자산운용 시장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모펀드 활성화 노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자산운용사의 공모형 투자상품 적격성 평가를 강화해 국내 투자자에 대한 자산운용 시장 역량과 책임을 높이고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는 상품 개발 노력을 강화하는 식이다. 또한 업권별 투자 상품 간 결합이나 위탁운용, 신탁재산의 통합 운용이 가능하도록 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의 통합 규율 체계 구축도 요구된다.

한국금융연구원 구본성 선임연구위원은 “기관투자자 중심의 자산운용 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일반투자자의 시장 참여는 위축되고 있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펀드 시장의 활성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자산운용 시장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반투자자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신뢰도 제고와 시장구조 개선, 해외투자 시장에서의 리더십 확보를 위한 대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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