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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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낮아질 대로 낮아진 만큼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이 없어 현재가 투자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서부텍사스원유(WTI)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발행 규모는 58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두 달 전인 지난 4월 총 발행액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발행 규모는 지속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월 300억원대에 그쳤던 WTI 기초 DLS 발행액은 지난 2월 401억원으로 늘었다. 이어 지난 3월 435억원, 4월 478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는 1313억원을 기록해 지난 4월(478억원)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다.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발행액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투자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35%(0.73달러) 떨어진 53.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지난 4월 말 배럴당 최고 66.30달러까지 올랐지만 이번달 초 51.68달러까지 떨어지면서 현재 5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DLS의 원금손실 구간이 40~5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27달러 수준까지 내려가지 않는 이상 투자자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거의 없다. 국제 유가 가격이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이 적은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가 상승세를 타고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 열리는 석유수출기구(OPEC) 석유장관 회의에서 감산안이 유지되면 유가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원유 DLS 투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KB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이달 말 OPEC 석유장관 회의에서 감산안이 유지되면 유가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WTI 유가가 현 수준의 27달러 미만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현재는 원유 DLS를 매수하기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원유 기초자산 DLS 투자 확대에 발맞춰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오는 14일까지 두 가지 원유(WTI·BRENT)와 홍콩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연 9.60%의 쿠폰을 추구하는 ‘하나금융투자 DLS 3474회’를 모집 중이다.

NH투자증권도 WTI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연 6.0%의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을 내놨으며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일까지 WTI, Brent,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TRUE DLS(파생결합증권) 1435호’를 모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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