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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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영국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들이 단순 요양 시설이 아닌 고급 은퇴 커뮤니티 생활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살며 외로움에 고통 받기보다는 본인 주택을 처분한 뒤 커뮤니티에 입주해 활발하고 사교적인 생활을 즐기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영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65~85세 고령층의 증가 속도는 다른 연령층보다 4배 이상 빠르다. 11년 후인 2030년에는 영국 내 65세 이상 인구가 154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영국 고령층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노후 준비율이 높아 은퇴 걱정이 없다. 대부분의 고령층이 주택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으면서 상당한 규모의 주택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주택 가격은 올해 기준 평균 22만파운드로 40년 전보다 1100% 이상 뛰었다. 40년 전부터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던 고령층은 11배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누린 셈이다.

연령대별로는 65세 인구가 1조800억파운드(한화 약 1623조원)에 해당하는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35~64세 인구는 6800억파운드(한화 약 1021조원), 35세 이하 인구는 5500억파운드(한화 약 826조원)를 보유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

65세 이상 인구 중 67%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다수 고령층이 은퇴 열망을 이룰 수 있는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의 경우 고령층 가운데 4명 중 1명만이 충분한 노후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느끼는 상황과도 비교된다.

슈로더 로빈 허바드 부동산 캐피탈 헤드는 “영국은 고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고령자 저변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베이비부머 세대인 고령층들은 주택 가격 상승에 힘입어 경제적 여유가 있으며 노후 준비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적 여유를 보유한 영국 고령층들은 고급 커뮤니티 거주 선호도가 높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33% 가량은 커뮤니티로 이사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65세 이상 인구의 77%가 ‘유산을 남기는 것 보다 인생을 최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80%는 ‘주변에 친한 친구를 두는 것이 행복의 중심’이라 답했다.

로빈 허바드 부동산 캐피탈 헤드는 “커뮤니티 시설에 입주하고자 하는 고령층들은 여전히 건강하고 활발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은퇴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오늘날의 은퇴자들은 과거 세대 대비 건강하고 활동적이며 ‘충실한 생활’을 하려는 열정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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