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에프앤가이드(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자료=에프앤가이드(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빠른 속도로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내에서 판매 중인 28개 ESG 펀드의 설정 규모는 총 3885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2년간 2822억원에 달하는 돈이 몰리면서 4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ESG 펀드는 사회책임투자 개념에 충실한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일명 ‘착한 펀드’로 불린다. ESG 펀드는 투자대상기업 선정 시 기업의 재무적 평가는 물론 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도 고려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ESG 펀드 상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확대됐다.

KB자산운용은 지난 4일 ‘KB글로벌착한투자ESG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기업가치 평가 단계부터 최종 포트폴리오 구성에 이르는 전 과정에 ESG 요소를 반영해 수익률을 추구한다.

KTB자산운용도 지난 3월부터 ‘KTB지배구조1등주펀드’를 통해 ESG부문이 우수한 국내 성장주 및 가치주에 70%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지난 3월 각국의 ESG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 투자하는 ‘한국투자 글로벌착한기업 ESG펀드’를 출시한 바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ESG 펀드에 주목하는 데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활성화로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친화 정책에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주주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지속 성장하고 안정적인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국내 ESG 펀드의 수익률은 아직 미흡하다.

지난 3일 기준 ESG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0.75%로 해외주식 ETF(19.17%) 대비 매우 낮다. 1년 수익률도 -14.62%로 역성장했고, 5년 수익률만이 5.18%를 기록한 상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유럽과 같은 금융 선진국에서는 이미 ESG 펀드가 활성화 돼 지역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투자를 중시한다. 이에 비하면 국내 ESG 펀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투자할 기업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와 같은 비재무적인 요소를 고려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지침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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