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관료 출신 인사가 3년 만에 다시 여신금융협회장 자리를 맡게 됐다. 카드 수수료 인하, 캐피탈사의 수익성 악화 등 금융당국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관 출신이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업계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18일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제12대 여신협회 상근회장으로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최종 선임했다. 이날 진행된 임시총회는 전체 회원사 98곳 중 63곳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만장일치의 찬성표가 나왔다. 김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지난 19일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김 회장은 지난 19일 취임사를 통해 “업계가 직면한 현안 과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려 나갈 것”이라며 “부가서비스 변경 허용과 같은 현안에 대해서는 이미 논점이 나와 있는 만큼 최근 판례와 업계 현황, 당국의 입장을 재검토해 속도감 있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으로 재직한 뒤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최근에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3년 만에 관 출신 인사가 협회장으로 돌아온 만큼 금융당국에 카드사, 캐피탈사의 입장을 잘 전달하고 정책을 조율하는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 출신이었던 김덕수 전 여신협회장의 경우 카드 수수료 인하와 같은 굵직한 이슈 속에서 업계를 잘 대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지속된 바 있다.

특히 카드업계는 당국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레버리지 비율 완화, 부가서비스 단계적 축소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영향으로 연간 8000억원에 달하는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카드사 수익 보전을 위해 레버리지 규제비율 완화와 카드상품에 탑재된 부가서비스 축소를 논의하고 있지만 6개월 째 답보 상태다.

노조의 반대도 김 회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앞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관료 출신이 차기 협회장으로 오면 협회를 금융당국의 이중대로 만들 수 있다며 ‘낙하산 인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의 소통 능력 측면에서 관 출신이 민 출신보다 유리한 점은 있다”며 “정부 정책에 따른 카드사, 캐피탈사의 수익 악화의 영향으로 이번 선거에서는 당국과의 소통 능력이 더욱 중요시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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