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양 정상 간 합의로 숨고르기에 들어선 가운데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일본 수출규제 우려, 정부의 국내 성장률 전망치 인하로 하방 압력이 거세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0.2% 상승한 8109.1에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2973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홍콩 H지수도 전날보다 0.91% 오른 1만981.2로 강세 마감했으며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등락을 반복하다 3043의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 역시 거래일 대비 0.3% 올랐으며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전날 대비 0.11% 오른 2만1754.27로 상승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주식시장이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하면서 안도 랠리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한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잠정 중단하고 양국 간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유예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회동이 열리면서 북미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유안타증권 조병헌 연구원은 “이미 연준의 통화정책을 통해 안전자산 선호도가 제어되고 있는 가운데 무역분쟁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당분간 사라진다는 점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호재”라고 평가했다. 

상승 랠리를 보이는 글로벌 주요 시장과는 달리 국내 주식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3% 하락한 2096으로 장을 마감해 11거래일 만에 2100선이 붕괴됐다. 지난 1일에도 코스피 지수는 미중 무협협상이 재개되고 북미 간 깜짝 회동이 성사된 영향으로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으나 마감 전 보합권의 흐름을 보이다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는 악재와 함께 정부가 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춘 2.4%로 제시하면서 하방 압력이 강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 서상영 연구원 “한국 증시는 오는 3분기 초반, 그동안 위축돼 왔던 수출 대형주의 강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수출 둔화에 따른 기업 이익 개선 기대가 약화된다는 점에서 강세는 제한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며 경기에 대한 우려 속에 대형주보다는 중소형 위주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성근 연구원도 “오는 5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2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돼 기업실적 하향 조정도 지속되고 있다”며 “단기로는 G20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심리는 중립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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