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최근 해외부동산 투자를 위한 해외송금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30대까지는 선진국 유학자금이 송금의 주를 이루고, 50대부터는 중국으로 송금이 가장 많았다. 환전 서비스는 토스 등 비은행 금융사 이용이 급증하고 있으며, 영업점이나 공항 환전 비중은 점점 줄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외 송금·환전 이용 현황 분석’ 보고서를 5일 발간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KEB하나은행 해외송금과 환전서비스 이용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외송금 이용자 수의 67%를 차지하는 외국인을 제외한 내국인만을 분석했다. 

중·고등학교 자녀 위한 해외송금 비중 높아

분석 결과 내국인의 1인당 평균 송금 금액은 약 3만6000달러 정도이며, 연간 3회 정도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를 끄는 것은 중·고등학생 자녀를 위한 해외 송금액이 대학생 자녀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유학·연수목적의 송금 중 송금수취인이 10대인 경우, 미국(송금국가 기준, 연 4만9000달러), 캐나다(4만5000달러)인데 반해, 20대인 경우는 미국(4만달러), 영국(2만5000달러), 캐나다(2만3000달러) 순으로 나타나 중·고등학생 자녀의 유학비용에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금대상국은 30대까지는 미국 등 선진국 송금액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40대부터는 중국 송금액이 늘면서 50대 이상에서는 타국에 비해 중국 송금액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이는 통관수입대금 지출이나 해외 부동산 투자를 목적으로 한 송금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또한 VIP고객과 일반고객의 송금 행태도 큰 차이를 보였다. VIP고객 자녀의 유학 자금 송금은 63%가 미국에 집중돼 있는 반면, 일반 고객은 미국(38%) 캐나다(21%), 영국(8%), 호주(6%) 등으로 다변화돼 있다. 평균 송금액도 VIP고객은 5만2000달러, 일반고객은 3만7000달러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해외송금, 해외 부동산 투자 수요 늘어

국내 부동산 규제 강화, 증시 부진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 수요가 늘어났고 이에 따라 관련 해외송금도 증가했다. 

국가별 부동산 투자 비중은 미국(32%), 말레이시아(25%), 베트남(22%), 캐나다(8%), 필리핀(6%), 태국(5%) 순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데이터로 확인됐다.

미국 부동산 투자로는 평균 97만6000달러, 캐나다는 50만3000달러가 송금된 반면, 베트남으로는 15만6000달러, 말레이시아 12만8000달러, 태국 11만1000달러, 필리핀 4만5000달러가 송금됐다. 동남아지역은 미국이나 캐나다 대비 소액 투자인 셈이다.

기업 고객의 해외 부동산업에 대한 직접투자 송금액은 2017년 대비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개인은 물론 기업도 해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환전 서비스, 비대면 채널로 전환 추세

환전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 고객은 연평균 1.9건의 환전 거래를 했으며, 주이용층은 30~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전 서비스는 채널별 이용행태 변화가 가장 특징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근 1년간 영업점 환전 고객 비중은 62%에서 47%로 감소한 반면, 모바일 앱이나 토스, 환전지갑과 같은 비대면 채널 비중은 9%에서 25%로 증가했다. 소비자의 이용 채널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고은아 수석연구원은 “수수료가 저렴하고 이용이 편리한 비대면 채널로 환전하는 고객이 증가하면서 은행 영업점 환전 거래 중 해외 여행을 가기 전에 환전하는 경우는 14%에 불과했고, 51%가 여행 후 남겨온 외화를 재매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 해외 송금 및 환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소비자의 이용 행태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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