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의 신용공여 총액이 29조원이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말 기준 총 7개 종투사의 신용공여 총액이 2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종투사는 일정 자기자본 요건을 갖춘 금융사가 기업금융 시장에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2013년 10월 도입한 제도다. 금융당국은 종투사에 대해 2013년 기업 신용공여업무, 2017년 신규 자금조달 수단(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 허용, 지난해 신용공여 한도 확대(자기자본의 200%)와 같은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왔다.

제도 시행 이후 현재까지 종투사로 지정받은 회사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7곳이다.

종투사의 신용공여 총액은 2013년 말 5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29조2000억원으로 제도 도입 이후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종투사 신용공여액은 자기자본(33조5000억원)의 86.9%로 한도(200%)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종투사 중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유일하게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 금액 비중 126.9%를 기록해 100%를 초과했다.

신용공여 항목별로는 투자자 신용공여 18조9000억원, 기업신용공여 10조원, 헤지펀드 신용공여 3000억원 순이다.

위탁매매 업무에서 발생하는 전통적 주식담보 대출 형태의 투자자 신용공여가 전체의 64.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리테일 영업이 강한 일부 종투사들은 기업 신용공여보다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자 신용공여를 선호한데 따른 것이다.

종투사의 기업금융 업무 차원의 기업 및 헤지펀드 신용공여는 전체의 35.2%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회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 6조2000억원, NH투자증권 4조3000억원, 한국투자증권 3조9000억원 순이다.

다만 투자자 신용공여를 제외한 기업 신용공여 금액은 메리츠종금증권이 3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래에셋대우 1조5000억원, NH투자증권 1조4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기업 신용공여 중 중소기업 및 기업금융업무 관련한 신용공여는 4조4375억원을 기록했으며, 대기업 등에 대한 신용공여는 4조5646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신용공여를 가장 많이 한 곳은 미래에셋대우로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메리츠종금증권 1조원, NH투자증권 7000억원 순이다.

SPC에 대한 신용공여는 4조7000억원으로 전체 종투사 기업 신용공여 중 47%를 차지했다. 이 중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SPC에 대한 신용공여는 2조1000억원이다. 부동산 관련 SPC는 1조5000억원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투사 신용공여 양적 성장은 어느 정도 달성했다. 다만 제도 취지에 맞게 건전하고 생산적인 기업금융 제공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스타트업,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등 종투사가 모험자본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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