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용은 날짜, 거리, 트럭 톤수, 인건비 등 작업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같은 짐, 같은 인력이라도 이사 수요가 많은 봄, 가을 시즌은 비용이 2배 이상 비싸고, 민간신앙에서 길한 날로 꼽히는 ‘손 없는 날’ 역시 이사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이사업에 대한 특수성 때문이다.

길일을 고집해야 한다면 주말보다는 평일 손 없는 날,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 손 없는 날과 관계없는 평일에 이사하는 것이 유리하다. 계절상으로는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이 저렴하고, 월 주기로는 월말보다 월초~중순이 유리하다.

포장이사를 선택할 땐 정식 허가업체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이사비용이 저렴하더라도 미허가 업체는 향후 이사 관련 피해가 발생했을 때 구제가 불가하다. 일부 이사 업체들은 본사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무허가 이사업체를 대거 입점시키기도 하고 이사 견적을 낮추기 위해 전문인력이 아닌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영업하기도 한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사업자 대표자명과 주소 등 관련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화물자동차 운송주선허가증이 있는지 문의해야 한다. ‘허가이사종합정보’ 사이트에서 정식허가 이사업체인지 확인할 수 있다.

포장이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불필요한 물건을 처분하는 것이 좋다. 포장이사 요금은 기본적으로 트럭 톤수에 의해 좌우되는데, 짐이 많으면 큰 트럭이 필요하고 짐이 적으면 작은 용달차로도 해결되기 때문이다. 이사업체가 방문 견적을 내러 오기 전에 필요 없는 물건을 미리 처분하거나 중고로 파는 것이 견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사업체는 고객 후기가 좋은 곳을 중심으로 최소 3군데 이상 업체에서 견적을 받아 가격을 비교한다.

손품 파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이사 역경매사이트에 이사 정보를 등록하고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수의 업체가 경쟁하기 때문에 이사업체 한 곳에 의뢰하는 것보다 20~30%가량 저렴하다. 대략적인 이사견적을 확인하는 기회로도 삼을 수 있다. 단 5톤 이상의 트럭이 필요한 경우는 전화나 온라인 견적은 정확도가 떨어지므로 방문 견적을 거치는 것이 안전하다.

이사업체와 계약할 때는 옵션비용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이사비용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이기 때문이다. 에어컨 설치비, 붙박이장 이전설치비, 피아노 운반비, 엘리베이터 이용료, 정리정돈비, 사다리차 이용료 등이 대표적인 옵션에 해당한다. 세부 작업 조건과 특약 사항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이러한 옵션사항을 모르고 계약했다가 이사 당일 요금폭탄을 맞고 소비자와 업체간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계약 전 이사업체에 이사 당일 작업환경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필요한 옵션사항은 표준이사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해야 한다.

이사 도중 파손된 가구는 즉시 사진을 찍어 남겨두는 것이 좋다. 짐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종종 가전 가구가 파손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5명은 이사화물서비스 피해를 겪고, 해마다 7000건 이상 피해가 접수된다. 이사짐 파손 및 훼손(64.8%)과 분실(10.5%)이 가장 많다. 그러나 피해구제가 이뤄진 경우는 전체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파손과 분실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거 확보를 위해서는 이사 시작 전 가전가구의 주요 부위를 촬영해두는 게 방법이다. 만약 현장에서 파손이 발생했다면 즉시 현장관리자에게 이야기한 뒤 확인서를 요구해야 한다. 최근에는 포장이사 과정을 CCTV로 녹화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업체도 있으므로 고가의 가전가구가 많다면 이런 업체를 고려해볼 만하다.
 


구채희 재테크 칼럼니스트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돈 공부를 하는 재테크 크리에이터. 5년간 언론사 경제부 기자를 거쳐, 증권사에서 재테크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했다. 현재 재테크 강사 및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KDI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갓 결혼한 여자의 재테크>, <푼돈아 고마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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