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한국은행이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하가 경기 부양을 이끌기엔 부족한 수준인 만큼 올해 안으로 한차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18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에서 0.25%포인트 낮춘 1.50%로 결정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건 2016년 6월 이후 3년 만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을 다음달로 점쳐왔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8일 채권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8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이번달 안으로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한 비율은 30% 수준에 그쳤다.

한은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와 같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한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잠정 중단하고 양국 간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양 정상은 향후 일정을 잡지 않고 있어 무역분쟁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또한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라는 경제 보복 조치를 내놓으면서 국내 경기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미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7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셈이다.

증권가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도 경기 하방 압력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한은이 연내 한차례 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소재수출 금지는 우리가 통재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2016년 국내 기준금리 하한이 1.25%였던 당시 1.00%까지 여력이 있었다고 판단한 점을 고려하면 연내 1.25%까지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조종현 애널리스트도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하가 단행되면서 연내 추가로 1회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일본의 수출 규제가 확대되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발언했다. 또한 수출 규제 이슈와 관련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견을 밝히며 추가 금리 인하 기대 여지를 남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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