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김민지 기자> NH투자증권이 올해 신용거래융자 거래를 보수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약정한도별로 신용점수 최저치를 상향하고, 약정한도 조건을 미달할 경우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오는 22일부터 신규 신용거래융자 약정 시 한도 부여 구간을 세분화하고 한도금액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한도 20억원에 해당하는 KCB(코리아크레딧뷰로)신용점수 구간을 기존 1000~770점에서 1000~837점으로 변경했다. 또한 20억원 한도에도 고객 채무상환능력이 당사 평기기준을 미달할 경우 5억원으로 한도를 축소하겠다는 조항을 덧붙였다. 

한도 10억원 구간 신용점수의 경우 기존 769~535점에서 836~693점으로 상단과 하단 모두를 상향했다. 또한 20억원 한도 구간과 마찬가지로 고객 채무상환능력이 당사 평가기준을 미달할 경우 5억원으로 한도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도 5억원 구간은 신설했다. 692~535점까지 한도 5억원 한도에서 신용거래가 가능하며, 역시 고객 채무상환능력이 평가기준이 미달할 경우 2억원으로 한도가 축소된다. 

KCB신용점수 534점 이하의 경우 기존과 마찬가지로 신용거래가 불가능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 기본약정한도 변경은 신용리스크 관리 및 한도관리 체계 고도화를 위해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의 이번 조치는 최근 과열되는 신용거래융자 시장에 대응해 리스크관리에 돌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주, 보험주 등 최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중심으로 주가 랠리가 지속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18조845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6일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코스피 신용잔고의 경우 10조120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9조165억원) 대비 1조원 넘가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투자 행위를 뜻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증가했다는 것은 주식을 산 후에 아직 갚지 않은 자금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PBR주 중심으로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도 크게 늘고 있어 증권사 차원에서 선제적 리스크관리에 나설 필요성이 커졌다"며 "다른 증권사들도 신용거래융자 운영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신용거래융자 단속 움직임도 NH투자증권의 조치에 영향을 준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 1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기준금리를 CD금리로 통일하고, CD금리가 일정폭 이상 변동할 때마다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변경 심사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자율 산정체계 개선 방식을 논의하고, 증권사별 이자율 비교공시도 강화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융자 이자율이 1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투자자 이자부담 감소를 위한 조치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위축된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운영 기조를 보수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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