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7일 대중부유층의 희망 노후생활과 준비현황, 대중부유층의 자산 포트폴리오와 자산관리 니즈 보고서를 발간했다. 

대중부유층이란 중산층보다 부유하고 기존 PB서비스 대상 고액자산가보다 자산이 적은 계층을 말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가구 연소득 6800만~1억2000만원(세전)인 가정을 대중부유층으로 정의했으며, 전국 4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9월 설문조사 실시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를 보면 조사 대상자의 평균 총자산은 6억5205만원으로 이중 77.3%(5억3295만원)가 부동산 자산이었다. 금융자산은 1억150만원으로 19.4%를 차지했다. 대출 9220만원, 임대보증금 2790만원 등 부채 1억2010만원을 제외한 순자산은 5억3200만원이었다. 

대중부유층의 노후의 월 필수생활비는 225만원이었고, 필수생활비를 포함해 여유있게 생활할 수 있는 생활비(여유생활비)는 374만원(가구 기준)이었다. 

응답자의 91.5%는 예상 소득으로 필수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고 57.0%는 여유생활비까지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상 소득이 여유생활비보다 적은 응답자를 대상으로 노후 준비가 부족한 사유를 조사한 결과 교육비 지출(23.8%), 높은 주택구입 비용(20.4%)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노후 준비 정도를 자가평가한 노후 준비스코어는 5점 만점에 평균 3.5점으로, 대중부유층은 스스로 노후에 대해 보통 정도는 준비됐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가족·사회적 관계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지만 경제적 준비도에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노후 여유생활비에 대비가 돼 있는데도 노후준비스코어가 상인 응답자는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해, 실제 준비정도에 비해 스스로의 노후 준비 정도를 평가절하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대중부유층의 노년기 희망 라이프스타일은 경제형, 레저형, 자기개발형 순으로, 응답자의 절대 다수는 공식 은퇴 후에도 능동적인 생활을 희망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형을 희망하는 응답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본격적인 은퇴 이후에도 여력이 닿는 한 경제활동을 지속하겠다(경제형, 35.3%)는 응답자의 수가 취미나 문화생활을 즐기겠다(레저형, 32.4%)는 응답자의 수를 상회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삶(자기계발형, 15.6%), 전원 등에서 편하게 쉬는 삶(안식형, 11.6%), 손자녀 양육이나 사회 봉사활동에 주력하는 삶(봉사형, 5.3%)은 낮은 선호도를 보였다. 

일본은 안식형(54%), 경제형(21%), 레저형(21%) 순으로, 미국은 안식형(53%), 레저형(52%), 경제형(37%), 봉사형 (31%) 순으로 조사된 것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대중부유층은 은퇴 후에도 근로를 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노후 예상 소득의 원천으로 연금(공적, 개인, 퇴직, 주택연금)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았으며 연금 중에서는 공적연금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노후 예상 소득에서 연금이 57.5%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 순위로는 근로소득이 16.9%였고, 정년 이후에도 지속적인 경제 활동을 희망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연금 중에는 공적연금 의존도가 60.9%, 주택연금 15.3%, 개인연금 15.2%, 퇴직연금 8.7%를 차지했다. 

44.9%의 응답자는 노후에 주거용 부동산을 주택연금에 가입해 활용하겠다고 답변했다. 

응답자들은 자산관리에 있어 3~5년 내에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높일 계획이며, 금융자산 중에는 연금, 저축성보험 상품의 비중 증가 계획을 세웠다. 

현재 자산 포트폴리오 상의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중은 각각 77.3%, 19.4%이나 향후에는 부동산 비중을 67.0%까지 낮추고 대신 금융자산의 비중을 24.7%로 높일 계획도 밝혔다. 

현재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예적금이 50.0%, 개인연금 18.9%, 저축성보험 12.7%로 안전자산 위주로 구성돼 있고 향후에도 안전자산 선호는 유지될 전망이나 예적금은 47.6%로 비중을 소폭 낮추고 개인연금과 저축성보험은 19.9%, 14.6%로 증가시킬 계획도 있었다. 

대중부유층의 자산형성 주 목적은 노후준비와 현재의 여유 있는 소비, 자녀에 대한 지원이며 응답자의 77.6%가 연 3~7%의 수익률을 기대했다. 

자산관리의 목적으로 노후준비를 답한 비율이 31.4%로 가장 높았으며, 생활비의 여유 있는 지출이 25.2%, 교육 등 자녀를 위한 지원이 21.0%로 그 다음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기대 수익률로 3~4%대를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38.9%, 5~7%대를 답한 응답자가 38.7%로 현재 금리 수준과 응답자들의 안전자산 위주 포트폴리오 고려 시 가능한 수준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응답자의 17.7%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포함한 금융회사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은 경험이 있으며 응답자의 33.6%는 향후 자산관리 서비스 이용 의향을 표시했다. 

WM을 사용해 본 응답자의 48.2%가 보험사에서, 29.6%는 은행에서, 22.2%는 증권사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았으며, 89%는 전문 상담사로부터 대면 서비스를 받았고 11%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자산관리를 경험했다. 

향후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은 33.6%, 중립이라는 답변은 48.0%를 차지했다. 

금융회사의 자산관리 서비스 선택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전문성이며, 모바일 기기의 보급에도 불구하고 대면 서비스를 받기를 원하는 응답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기 위한 금융회사 선정 시 전문성(42.7%)과 상품·서비스의 범위(28.8%)를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면서비스를 원한다는 응답이 64.4%로 모바일 앱(17.1%), 이메일(9.4%), 메신저나 챗봇(9.1%)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구소는 대중부유층이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과 니즈가 있는데도 그간 고액자산가 위주의 자산관리 서비스로부터 다소 소외돼 왔다는 점을 고려해 금융회사들은 대중부유층에 특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민국 대중부유층은 노후의 경제적 준비에 대한 부담이 크고 노후준비를 목표로 한 자산관리에 관심이 많지만 금융기관으로부터 실질적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은 경험은 적은 고객층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운영돼 있는 자산관리서비스의 대상 고객을 대중부유층까지 확대함으로써 수익기반을 다양화 할 수 있으며 대중부유층의 자산관리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며 "대중부유층이 위험선호도가 낮고 연금, 저축성보험 등 시중 금리 대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장기투자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대중부유층 대상의 금융 포트폴리오나 노후 준비를 위한 라이프사이클 자산관리 서비스 등 대중부유층 특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면 채널을 통한 전문성 있는 서비스를 원하는 대중부유층을 대상으로 대면·비대면 혼합 채널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요구에 부응하면서 비용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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