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발 증시 패닉…"금융 자사주 처분도 못하고…"
코로나19발 증시 패닉…"금융 자사주 처분도 못하고…"
  • 염희선 기자
  • 승인 2020.03.23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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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낙폭과대로 자사주 가치 반토막,
저금리·실물경기 악화에 전망도 불투명
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코로나19가 불러온 주식시장 패닉과에 금융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자사주를 보유한 금융권 직원들의 얼굴에 근심이 쌓여가고 있다. 가뜩이나 저금리 기조로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대출연체 악화, 신용경색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어 주가 전망이 밝을 턱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23일 10시 50분 기준 주가는 2만8000원으로 전일 대비 9.24% 하락했다. 52주 최고가(5만800원) 대비로는 45%가량이 증발했다. KB금융 주식 중 자사주는 6.29%(2617만3585주)로 가치가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은행 한 관계자는 "KB금융은 경영진과 우리사주조합을 중심으로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오면서 시장에 투자 시그널을 보내왔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주 낙폭 과대로 자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이 힘겨워 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우리금융 직원들도 근심이 쌓이긴 마찬가지다. 23일 10시 50분 기준 우리금융 주가는 6610원으로 전일 대비 11.16% 하락했다. 은행주 중 가장 큰 낙폭이다. 52주 최고가(1만4600원) 대비 55%가량이 떨어졌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이 4345만4523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은 6.02%에 달한다. 

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은 우리사주 담보대출을 통해 꾸준히 직원들의 자사주 매입을 독려해왔다"며 "지주사 전환 당시에도 직원들의 높은 참여율을 바탕으로 지분율을 높인 바 있다. 매입평단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1만1000원~1만3000원대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주사 전환 이후 우리금융 주가가 상승할 때 일부 처분한 직원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직원이 대다수"라며 "현재 지켜만 볼 뿐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의 23일 10시 50분 기준 주가는 1만8750원으로 전일 대비 9.20% 하락했다. 하나금융의 자사주는 867만8586주로 지분율은 2.89% 가량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주가가 3만5000원대를 유지하고 있을 때 약 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한 적이 있다.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주식가치는 반 이상 내려앉았다. 

BNK금융도 자사주로 골치를 앓고 있다. BNK금융은 23일 기준 전일 대비 7.43% 하락한 3670원의 주가를 기록 중이다. BNK금융은 11만4855주가 자사주이며 지분율은 0.31%가량이다. 다른 금융지주 대비 높지 않은 지분율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최근 BNK금융 주가가 급락하면서 은행 직원들이 대출금 상환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은행 우리사주 조합은 담보대출 상품을 이용해 직원들의 자사주 매입을 지원하고 있는데, 주식이 하락하면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담보를 추가로 제공하지 않으면 반대매매에 처하기도 한다. 부산은행 직원들은 경남은행 인수 당시 1만2250원가량에 우리사주를 매입했으나, 주가가 지속해서 하락하자 반대매매 위기가 찾아왔고, 추가로 주식을 매입해 담보로 제공해야 했다. 

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 주가로는 반대매매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주식가치가 너무 낮아 직원들이 직접 담보를 제공하기 부담스럽다. 회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을 기대해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금융주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주가 부양의 대표적 시그널인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먹히지 않고 있으며, 배당금 확대 방안도 관심을 얻기에 부족한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분율을 지속해서 낮추고 있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IR 등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환경 조성도 어렵다. 

미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도 금융주에 충격을 주고 있다. 저금리에 이은 제로금리에 가까워오면서 은행의 핵심이익 기반인 예대마진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실물경기가 악화되면서 기업 도산, 대출 연체 악화도 앞으로 다가올 문제거리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금융주의 낙폭은 더 크다"며 "코로나19가 진정세를 찾기까지 금융주는 상당히 힘든 기간을 보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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