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지난해 말 신용대출을 중단했던 은행들이 새해를 맞아 대출 재개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제 유예기간이 끝나면서 대출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출 재개로 인한 수요 폭증으로 재중단 가능성도 예측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일부터 직장인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재개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7일 마이너스 통장 신규 신청을 중단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이달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1일부터 이 상품의 판매를 중단해왔다. 

국민은행도 가계신용대출 빗장을 풀 계획이다. 또한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타행 대환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시작한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1억원을 넘어서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중단했고, 지난달 22일에는 2000만원을 초과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신한은행도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재개하고, 농협은행은 축소한 가계대출 우대금리를 4일부터 인상한다. 

연초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재개했지만 소비자들은 언제 다시 중단할 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급증하는 가계대출에 대응해 가계대출 총량제(가계대출 증가액 월평균 2조원대 유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 강화, 고소득자의 고액신용대출 규제 등 관리 정책을 꾸준히 시행해왔다. 

올해 역시 위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말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은행권이 신용대출을 중단한 여파로 올해 초 관련 수요가 폭증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용대출이 급격히 늘면 가계대출 총량제로 인해 은행들이 대출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지속된 대출 제한 정책은 소비자 심리를 자극해 오히려 대출이 더 폭증하고 은행이 다시 문을 잠글 가능성이 있다"며 "급전이 필요한 실수요층에 피해가 가지 않는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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