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1인 가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 직장·학업 등 비자발적 동기로 인한 1인가구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혼자 살고 싶거나 나이가 드는 자연스런 과정에서 1인가구를 선택하는 경우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 23일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1인가구수는 약 562만가구에 이르고 있다. 

2017년 전체 가구수 중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8.6%로 2015년보다 약 1.4%포인트 증가했다. 2030년에는 1인가구가 약 33.3%에 이르고, 2045년에는 36.3%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인가구의 고령화도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2017년 기준 40대 이하와 50대 이상 1인가구가 각각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2045년에는 50대 이상이 약 7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인구 기준으로는 100명 중 11명이 1인가구다. 1인가구는 앞으로 인구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시점 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인구가 자연 증가를 멈추고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미혼·이혼인구 증가 등 가구 형태의 변화를 이끄는 요인들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1인가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1인가구의 생활 행태가 사회·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지속 확대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별로 봤을 때 남성 1인가구는 279만가구(49.7%)로, 여성가구(283만가구, 50.3%)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남성 1인가구는 여성 대비 20대 후반에 급격히 증가해, 50대까지 여성보다 많은 규모를 유지한다. 여성 1인가구는 50대 후반 이후 남성을 추월하고, 70대 후반에 다시 한번 상승하는 패턴을 보인다. 

혼인 형태를 보면 30대는 남성 미혼 1인가구(약 45만명)가 여성보다 약 18만명 더 많게 나타났다. 이혼한 1인가구 수는 남녀 모두 50대에 각각 16만5000여명이다. 여성은 50대부터 사별로 인해 1인가구 수가 증가하고, 70대 이상 여성 1인가구의 90% 이상(약 87만4000명)이 사별 상태다. 

1인가구가 되는 이유로는 비자발적 동기가 컸다. 

약 60%의 1인가구가 비자발적 동기로 1인 생활을 시작했으며, 1인 생활을 삶의 자연스런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20대와 50대는 비자발적으로 1인 생활을 시작한 경우가 많지만, 40대는 자발적·중립적으로 1인생활을 시작한 경우가 비자발적 사유보다 높았다. 

사유별로는 학교·직장 때문에, 혼자사는 게 편해서,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순으로 응답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혼자 사는 게 편해서, 독립·혼자 살고 싶어서 라는 응답이 높았다. 남성보다 자발적 의사로 1인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높은 것이다. 

올해 조사에서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혼자 산다는 문항을 추가했는데, 15.4%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조사 대상 1인가구의 결혼 의향을 보면 42.5%가 언젠가는 하겠다고 답했다. 전년 대비 7%포인트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39.8%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으며, 17.7%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언젠가 결혼하려는 1인가구 비중은 나이가 어릴 수록 높았다. 20대 남성과 여성은 각각 61.5%, 61.2%가 언젠가 결혼을 하겠다고 답했다. 30대 남성은 66.7%가 하겠다고 답했고, 여성은 46.2%만이 하겠다고 답해 성별로 차이를 보였다. 50대 남성은 24.7%, 50대 여성은 7.5%만이 언젠가 결혼하겠다고 답했다. 

언젠가 결혼하려는 이유로는 안정된 가정을 갖고 싶어서가 43.1%로 가장 높았다. 21.%는 더 행복할 것 같아서, 18.2%는 외롭지 않기 위해서라고 응답했다. 

결혼계획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마음에 드는 배우자 없음(27.1%), 결혼하고 싶지 않음(23.2%), 배우자·자녀 구속이 싫음(20.0%), 경제적 부담(19.4%) 순으로 답했다. 

1인가구가 결혼 대신 비용과 시간을 쓰는 분야는 생업, 취미활동, 여행순이었다. 

생업에 충실하겠다는 50대 1인가구 여성에서 특히 높았으며, 지인과 유대관계는 20~40대는 높지 않은 편이지만 50대에서는 남녀 모두 30% 이상으로 급등했다. 

20·30대 1인가구의 경우 여성들은 국내외 여행이 비용과 시간을 들이겠다는 응답이, 남성들은 취미생활, 취미용품 구입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1인가구 생활 지속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52.7%가 지속하겠다고 응답했고 11.7%는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속의 이유로는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가 53.6%를 나타냈다. 결혼·재혼 생각이 없다가 14.7%, 배우자 못 만날 것 같음이 13.5%였다. 

1인 생활 지속기간은 10년 이상이 38.0%, 4~6년 미만이 14.4%, 2~4년 미만이 22.5%, 2년 미만이 17.3%로 집계됐다. 앞으로 10년 이상 혼자 살 듯하다는 답변을 한 연령대는 50대 여성은 69.8%, 50대 남성은 51.6%였다.

1인 생활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약 60%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공간적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여가생활, 인간관계, 경제적 측면 순으로 답변률이 높았다.

1인 생활의 장점으로는 자유로운 생활과 의사결정을 82.5%가 지목했다. 혼자 만의 여가시간 활용은 73.4%, 직장 및 학업에 몰입 가능은 14.7%가 꼽았다. 가족 부양 부담 없음이나 경제적 여유를 꼽는 가구도 소수있었다. 

1인 생활의 걱정거리로는 58.8%가 경제활동 지속력을 꼽았다. 46.9%는 건강, 37.0%는 외로움 등 심리적 안정을 걱정했다. 주거와 생활환경, 안전, 식사 해결, 주위 시선을 꼽는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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