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전세자금대출 시장에 진출했던 카드‧캐피탈사, 저축은행들이 철수하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높고, 보증기관의 주택신용보증서가 발급되지 않아 대출 시 집주인 동의가 필수인 탓에 활성화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최근 ‘일반전세자금대출’ 상품 취급을 중단했다.

롯데카드 일반전세자금대출은 수도권 내 아파트, 고급빌라 임대차 계약자 및 세대주를 대상으로 판매했던 상품이다. 대출한도는 임차보증금의 80%까지로 대출 금리는 연 4.3~4.9% 수준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세대출상품은 LH‧SH‧지방도시공사 등 공공임대주택을 대상으로 한 롯데‧신한카드의 공공임대전세자금 대출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요가 없어 판매량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캐피탈사들도 지난 2012년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내놓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철수를 완료했다.

앞서 현대캐피탈은 보증금 담보 대출과 전세보증금이 부족할 경우 준비된 보증금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입주시 대출’ 상품을 취급했지만 판매를 중단했다. 아주캐피탈도 보증금을 담보로 최대 90%까지 대출해주는 전세입주잔금대출, 전세생활자금대출, 월세 대출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저축은행 중에선 HK저축은행(현 애큐온저축은행)이 유일하게 최저금리 연 6.9%의 전세보증금담보대출을 판매했지만 운용을 중단한 바 있다.

이처럼 카드‧캐피탈사, 저축은행이 전세자금대출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이유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상품에 비해 금리가 높아 시장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최저 2.68%에서 4.68% 수준이다. 반면 2금융권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4%대에서 10% 후반으로 시중은행보다 높다.

2금융권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은 부실위험이 없는 안정자산으로 꼽혀 카드사들이 앞다퉈 진출했지만 현재는 시중은행의 금리 경쟁력에 밀려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는 상품”이라며 “카드사가 시중은행보다 한도를 높여 고객을 유입한다고 하지만 고객은 높은 한도보다는 낮은 금리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2금융권에서 판매하는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주택금융공사, 서울보증보험 등 보증기관의 주택신용보증서가 발급되지 않는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의 경우 보증기관의 주택신용보증서를 담보로 대출이 실행돼 집주인의 동의가 필수는 아니다. 반면 2금융권 전세자금대출은 보증기관의 보증서가 발급되지 않아 집주인의 동의가 필수다. 2금융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불이익을 우려한 집주인이 전세자금대출 동의를 꺼려해 대출 실행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카드·캐피탈·저축은행들은 전세자금대출 판매를 위한 전문 상담 인력도 부족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전세자금대출 상품은 집주인의 대출동의가 필수적이라 대출 실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또한 카드사는 임대차 계약서의 진위여부 판별 등 전세대출상품을 전문적으로 운영할 인력이 부족해 경쟁력에서 밀린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