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에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둔 라비돌호텔 신텍스 현장 
9시에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둔 라비돌호텔 신텍스 현장 

서울 송파구 본사를 두고 경기 화성시로 장소를 변경하는 등 변수 많았던 한미약품 주주총회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모두 자리를 채운 임종윤·종훈 사장이 통합 없는 ’뉴 한미‘를 만들어 가게 된 것이다.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 신텍스에서 열린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총회현장은 슈퍼 주총데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다.

특히 오전 9시 시작이라는 이른 시간과 예년과 달리 먼 거리에서 치러졌다는 악조건 속에서도 소액주주의 발길이 이어졌다. 철저한 주주 확인을 거쳐 입장하는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다소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였다.

9시 시작 이후 임종윤·종훈 사장이 주총장에 입장하고 나서도 좀처럼 발표가 나지 않았는데, 결굴 이들은 오후 3시가 좀 넘어 임종윤·종훈 사장이 이사에 오르고 나서야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침부터 절차가 지연되면서 정회를 거듭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형제에게 힘을 보탠 것이다.

막바지 제2-7호 의안 사내이사 임종윤 선임의 건부터 환호를 보내기 시작해 차례로 임종훈, 권규찬, 배보경, 사봉관 이사까지 5명의 주주제안 인물이 가결될 때마다 박수가 끊기지 않아 주총장 밖에서도 생생하게 분위기를 공유할 수 있을 정도였다.

현장에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은 주주총회 시작 1시간여 후에 파악되기도 했다.

대신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OCI 이우현 회장은 현장에 참석해 간단한 소회를 밝혔다.

OCI 이우현 회장은 통합에 대한 질문에 대해 “회사가 너무 오랫동안 갈등 상황에 놓이다 보이까 회사 임직원분이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그런 부분들 잘 다독이고”라면서도 “제가 아직 인사이더가 아니기 때문에, 임종윤 대표도 다 회사 좋게 하려고 하시는 거니까 다들 같이 잘 가는 방향으로…”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 “통합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하려고 하는데, 그런 기회가 주어지면, 가정인 거니까요”리며 “지금 당장 말씀드리기가 약간 민망한, 끝나고 잘 말씀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다만 일정이 계속 늦어지면서 이 회장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고, 최종 표 대결에서 넘기지 못하면서 사내이사 입성에 실패하면서 들을 기회가 사라졌다. 대신 OCI홀딩스 측은 통합 추진 중단 입장을 전했다.

임종윤 사장 역시 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OCI하고 같이 협력할 것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며 갈등 봉합의 시그널을 보여줬다.

다만, 주총이 진행되는 내내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다수 있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주제안을 통해 후보가 된 이사들의 깜짝 셀프 약력 소개 권유 같은 해프닝을 넘어서 미등기 임원인 신성재 전무가 의장을 맡는 등의 법적 이슈가 있을 수 있는 문제들이 있었다.

주주총회를 통해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당사 대표이사께서 일신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하였으므로 정관 규정에 의거하여 신성재 전무의사께서 의장직을 맡아주시겠습니다”라며 의장 소개에 나섰다.

신 전무 역시 “한미사이언스 전무이사 신성재입니다”라며 “당사 정관에서는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및 이사 순서로 대표이사의 직무를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해당 정관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전무이사인 제가 대표이사 직무대행자로서 오늘 총회 의장을 맡게 되었다”고 소개했는데 등기이사가 아니었다.

이를 두고 신종윤 사장 측에서 등기임원이 아님에도 계속 전무이사를 지칭하고 있다며 지적하고, 미등기 임원은 의장 권한 대행을 할 수 없다며 추후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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