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로 카카오페이증권이 출범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이 기존 증권사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금융상품 판매시장에서는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금융위원회는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대주주 변경을 승인했다. 카카오페이는 대주주 적격 승인을 받은 직후 계열사 편입을 완료하고 바로투자증권의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변경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분 60%를 보유하게 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기존 증권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금융상품 판매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만 창출할 수 있다. 자기자본의 한계로 레버리지 효과를 내지 못해 IB와 같은 자본투자형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바로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600억원으로 증권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우선적으로 서비스할 분야로는 금융상품 판매가 꼽힌다. 금융상품 판매는 자본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면서 카카오의 강력한 인지도와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증권 출범 이전에도 개인신용 및 부동산PF P2P투자를 제공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상품 확장도 예상할 수 있다.

증권업계는 카카오페이증권 출범이 기존 증권사 수익성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우선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상품 판매가 전체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현재 증권사 순영업수익에서 WM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다. 특히 여기에는 증권사 오프라인 영업점의 자산관리 수수료가 포함돼 있어, 모바일 기반 카카오페이증권은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만약 카카오페이증권이 향후 위탁매매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면 이는 플랫폼 특성상 모바일 브로커리지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은데, 국내주식 2019년 거래대금에서 MTS 비중은 코스피 24%, 코스닥 41% 수준”이라며 “즉, 카카오페이증권이 위탁매매 서비스를 할 경우 증권업계 전체 순영업수익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4~5%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별 체감 영향은 엇갈릴 전망이다.

IB 관련 수익 비중이 크고 WM도 고액 자산가 대상 대면영업 위주인 대형 증권사는 카카오페이증권 출범 영향이 미미하다. 반면 온라인 금융상품 판매 및 WM,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비중이 높은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직접적인 경쟁 심화와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이 기존 증권업계 손익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적어도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금융상품 판매 시장은 의미 있는 변화가 예상된다”며 “카카오페이증권 출범 이후 증권업계의 금융상품 판매 시장 변화 방향은 증권사와 핀테크 업체 간 경쟁과 협력을 넘나드는 합종연횡 형태로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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