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한국은행이 24일 증권사를 포함한 비은행기관을 대상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하기로 했다. 주요국 증시 폭락으로 증권사들이 발행한 해외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마진콜)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24일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비은행기관을 대상으로 RP 매입을 실시할 계획이다. RP는 발행자가 일정 기간 후 금리를 더해 되사는 것을 조건으로 판매하는 채권이다.

RP매입 대상 기관은 한국증권금융, 삼성증권, 미래에셋, NH투자증권, 신영증권 등이다.

한은이 RP매입에 나선 이유는 증권사들이 해외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한 이후 헤지(위험회피)를 하기 위해 매수한 파생상품에서 마진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통상 해외 지수연계 ELS를 발행한 증권사는 헤지(위험회피)를 위해 해외거래소에서 증거금을 내고 파생상품을 매수한다.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가지수가 떨어지면 마진콜이 발생하며 증권사가 손실을 떠안는 구조다.

증권사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증권사들은 선물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유로스탁스50, 니케이지수, S&P500, 코스피200 등은 52주 최고가 대비 30% 가까이 떨어졌으며,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들도 줄줄이 원금손실 가능 구간으로 진입했다. 증권사들은 글로벌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해당 상품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고 공지하고 있으며, 조기상환일이 돌아온 일부 투자자들은 상환이 미뤄졌다.

증권사들은 증거금 납부를 위해 CP와 같은 단기채권 매각에 나섰지만, 이 여파로 채권 가격은 급락했다.

앞서 금융당국도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6개 증권사와 기업어음(CP) 긴급 회의를 개최해 유동성 지원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