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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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 3월 발령한 공매도 금지조치가 오는 9월 해제된다. 증권업계는 코스피 지수가 2100선을 넘어서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공매도 금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9월 공매도 금지가 해제될 경우 코스피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증시 안정 조치 일환으로 지난 3월 16일부터 6개월간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금지된 건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세 번째다. 이번 공매도 금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매도 물량이 크게 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한 데 따른 조치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소유하지 않은 증권을 매도하는 것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팔고,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는 식으로 차익을 얻는 구조다. 때문에 공매도는 주가 하락 국면에서 투기 수요가 가세해 주가 낙폭을 키운다는 지적이 존재했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를 통한 코스피 부양 효과를 9%로 추정하고 있다. 2008년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금지된 후 재개 전까지 코스피는 바닥에서 48% 반등했다. 반면 2011년에 3개월 동안 금지된 상황에서는 수익률이 5.9% 올랐다.

신한금융투자 최유준 연구원은 “2008년 PER은 주가 바닥 이후 공매도 재개 직전까지 12배로 상승했으며 재개 이후 11배로 하락하고 주가는 횡보했다”며 “2011년도 마찬가지로 PER가 9배 상승했다가 공매도 재개 후 8.2배로 하락했다. 두 사례로 볼 때 공매도 금지는 코스피를 9% 올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이후에 공매도 금지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면 현재 코스피 지수는 200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유준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되면 높아진 PER이 보정될 여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코스피는 과거 공매도가 재개된 시점에 횡보 또는 조정을 보였지만 기간을 길지 않았다. 공매도로 인한 조정 국면은 펀더멘털 회복이 수반된다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조치의 효과가 긍정적이라는 목소리 커지자,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공매도의 시장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공매도가 주가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보고 시장 전체 및 종목별 공매도 금지조치의 시장영향을 분석해 바람직한 공매도 규제방안을 도출하기 하겠다는 것이다.

연구는 공매도의 순기능과 역기능부터 시장조성자, 유동성공급자(LP)의 공매도 시장 현황 및 해외 주요국의 공매도 규제 현황까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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