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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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반등세를 나타내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투자자도 급증했다. 주식 투자를 위해 신용으로 빌린 자금을 뜻하는 신용공여잔고도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코스피 지수는 2176.7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4개월 만에 장중 2200선을 회복했으며, 개인은 1조27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해 지수 하락을 막았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코스피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심리 확대에 따라 1400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코스피가 저점을 찍은 뒤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면서 지수는 연중 최고점(2267.25)의 96% 이상 회복했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은 신용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금액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는 주가 상승장에 배팅해 주식을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10일 기준 신용공여잔고는 11조64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대 수준으로, 신용공여잔고가 11조원대를 진입한 것은 2018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됐던 지난 3월말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6조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 달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만큼 불확실성이 높아 신용공여를 통한 주식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신용공여 명목으로 자금을 빌려준 뒤, 주식 평가액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강제로 파는 반대매매를 통지에 나선다. 만약 개인투자자가 매수한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는 반대매매를 당해 큰 손실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초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억원에 달했지만, 증권사들이 반대매매에 나서면서 6억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또한 신용공여는 대출기간이 2~3개월 수준으로 짧지만 금리는 시중은행 신용대출보다 높다. 대여 기간 2~3개월 기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6.9~9.4%에 달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국내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신용융자를 통한 주식투자가 늘고 있다”며 “초보 투자자가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주식을 사면 주식 하락으로 인한 반대매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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