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사회초년생 때 형성된 저축과 소비습관은 평생의 부를 결정하는 첫 단추다. 돈을 집중적으로 모을 수 있는 시기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10년 정도로 20~30대가 꼽힌다. 즉, 사회초년생 때는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꾸준히 저축과 투자를 하면 40~50대에는 자산을 크게 불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하철규 수석연구원은 “월급관리를 잘 해 매달 돈을 모으는 사람과 무계획으로 소비하는 사람 간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진다”며 “사회초년생은 가능한 빨리 종자돈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노력해야 40~50대에 경제적으로 안정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취업 늦고 수명 길어진 2030세대

현재 20~30대는 베이비붐 세대인 50~60대의 자녀다. 이들은 10명 중 7명이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대학 진학률이 높다.

하지만 청년층 취업난으로 인해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져 취업 준비기간이 길어지면서 평균 취업 연령은 높아지는 추세다.

문제는 한국의 기대수명 역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기대수명은 82.7세로 40년 전에 비해 20년 늘었다. 이 같은 속도라면 현재 20~30대는 부모세대보다 노년기가 약 10년 정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수명이 길어져 노년기가 늘어나면 필요한 노후생활비 역시 커진다.

이에 따라 늦어진 취업으로 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경제활동기과 소비가 소득보다 많은 노년기가 겹치게 되면서 은퇴 후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생애주기별 소득과 소비 간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20~30대부터 ‘인생 4대 필요자금 마련 저축 목표’를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지출이 적은 20~30대는 저축의 골든타임으로 불린다. 40대부터는 사교육비와 주택대출 상환과 같은 생활비가 큰 폭으로 증가해 저축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구주 연령대별 월평균 소비지출은 40대가 31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290만원, 39세 이하 245만원, 60세 이상 186만원 순이다.

사회초년생은 자산이 적지만 소비지출 또한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꾸준한 저축과 투자 시 40~50대에 자산을 크게 불릴 수 있는 셈이다. 

하철규 수석연구원은 “돈 버는 기간이 대략 30년이라고 가정하면, 평균수명의 증가로 노년기가 늘어나면서 필요한 노후생활비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대부분의 사람이 일생동안 결혼자금, 주택자금, 자녀교육비, 노후생활비와 같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애주기에 맞는 재무목표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초년생, 종자돈부터 만들어야

그렇다면 자산관리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월급관리를 방해하는 장애물부터 없애야 한다고 조언한다. 월급관리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장애물은 무계획적인 지출, 신용카드, 마이너스 통장이다.

하철규 수석연구원은 “잘못된 소비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다”며 “올바른 소비생활을 방해하는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하며 한 번 사용하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어려운 마이너스 통장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장 나누기도 생활화해야 한다.

급여통장과 별도로 재테크통장, 생활비통장, 비상금통장을 만들어 월급날마다 각 통장에 자동이체하면 월급을 계획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20~30대에는 월급의 50% 이상을 저축하고 생활비가 소득의 40%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월급이 287만원이라면 50%인 144만원을 먼저 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해야 한다. 자동이체를 통해 월급날 급여계좌에서 저축·펀드·연금·보험금이 자동으로 빠져나가게 해야 하며, 체크카드를 사용해 잔고 내에서 결제하는 것이 좋다.

사회초년생들은 확실한 세제혜택이 있는 금융 상품부터 가입하는 게 효과적이다.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는 연간 납입금액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청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15세~29세 이하 청년이 가입대상으로 이자소득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현재 20~30대는 100세까지 장수할 것을 전제로 한 노후설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월급의 30%를 연금자산에 저축하면 안정적인 노후생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연금저축과 IRP에 급여의 13%를 납입하면 월급의 30%를 연금 자산으로 쌓고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하철규 수석연구원은 “사회초년생 때는 목표를 정해 열심히 종자돈을 모아야 하는 시기지만 미래를 위한 자기계발 투자도 병행해야 한다”며 “가장 뛰어난 재테크는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것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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