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미지투데이.
일러스트=이미지투데이.

<대한데일리=문필섭 액티브저널리스트> 전통경제학에서는 인간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노력으로 최대한 현명하고 똑똑한 의사결정을 하는 존재로 전제한다. 즉, 모든 경제 주체가 다양한 환경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한 후 이성적인 선택을 내린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의사결정에서 우리는 이성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못한 모습을 자주 보이게 된다. 때때로 투자에 있어 이런 선택은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초래하기도 한다.

​행동경제학은 이같은 전통경제학의 전제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실제 생활에서  인간의 의사결정은 계획적이고 신중하기 보다 직관적이고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돈과 관련된 선택과 행동에서는 그 모습이 더욱 두드러지고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행동경제학자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인간은 합리적 이성이 아니라 감정과 같은 심리적 요인에 의해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투자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인간은 합리적 판단과 이성적 선택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양한 행동편향을 보인다. 이는 투자에 있어 행동편향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비합리적 판단을 잘 인식할 수 있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행동경제학 분야의 연구 성과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은 그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행동편향을 시스템1, 시스템2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시스템1은 빠른 사고로 감성적이며 직관적으로 즉시 작용하는 사고 시스템이다. 반면 시스템2는 느린 사고로 천천히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을 통제하는 사고 시스템을 의미한다.  

​행동편향은 주로 시스템1의 작동에 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의사결정이 시스템2로 판단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시스템1의 작동으로 어림짐작이나 주먹구구식으로 판단하는 편향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투자에서 자주 나타나는 행동편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자기 과신 편향이 있다. 자신의 능력 또는 판단이 스스로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고 행동하는 것이다. 

사후확증편향은 이미 발생한 일의 결과를 알고 나면 이전부터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믿는 현상이다. 

손실회피편향도 흔히 발생한다. 사람들은 이익보다 손실을 더 크게 느껴 이익의 증가보다 손실의 증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식 투자에서도 행동편향을 경험한다. 기준점편향은 주식을 매도할 때 현재 상황이나 미래 가치보다 구입했던 최초 가격이 최우선 기준점이 되어 매도 가격 결정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다. 

도박사의 오류는 주가가 오르거나 내릴 확률은 반반일 뿐이지만, 며칠 연속 하락했으니 상승할 때가 되었다거나 그 반대로 판단하는 사고이다. 

현상유지편향은 금융회사가 추천한 상품을 가입한 후 재평가하지 않고 처음 그대로 방치하거나, 손실이 발생한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유지하는 현상이다.

이 밖에도 돈에 대한 기준이나 가치를 각각의 용도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며 취급하는 심적회계나 투자에 있어 당장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단기투자에 그치고 장기목표는 등한시 하는 현재중시편향도 자주 발생하는 행동편향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상품을 복잡하게 생각하여 투자 의사결정에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용 대비 효용을 면밀히 분석하기 보다는 스트레스, 걱정, 두려움에 지배되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행동경제학과 행동편향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이런 실수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이런 실수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