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보다 정기예금이 유리한 이유
적금보다 정기예금이 유리한 이유
  • 구채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8.2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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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재테크를 시작했다면 당장 수익에 욕심 내기 보다는 ‘잃지 않는 재테크’를 원칙으로 삼는 게 좋다.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에 성실하게 저축하면서 종잣돈 마련에 주력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적금이다. 사회초년생이든 신혼부부든, 누구나 한 번쯤은 적금에 가입해 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저축만 열심히 했지 적금이 어떤 원리로 굴러가는지, 왜 적금 만기가 되면 생각했던 것보다 이자가 적은지, 은행이 망하면 내가 맡긴 돈은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먼저 적금의 이자 시스템부터 이해해야 한다. 만약 당신에게 1200만원이 있다고 하자. 이 돈을 매달 100만원씩 금리 4%짜리 적금에 1년간 붓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금리 2.5%짜리 예금에 1200만원을 1년간 예치하는 것이 나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금리 2.5%짜리 예금에 붓는 것이 이자를 훨씬 많다. 적금은 세후 22만원, 예금은 세후 25만원이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적금은 단리로 이자를 지급한다. 그래서 첫 달에 붓는 100만원만 온전히 4%의 이자가 붙는다. 두 번째 달에 붓는 50만원은 나머지 11개월에만 이자가 붙고, 세 번째 달에 붓는 50만원은 10개월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는다. 마지막 달에 붓는 50만원은 딱 한 달만 4%의 이자가 적용된다. 게다가 이자소득세 15.4%가 공제된다. 그래서 원금 1200만원에 대한 명목상 금리는 4%(48만원)지만, 실제 손에 쥐는 금리는 1.83%(약 22만원)이다. 

반면, 예금은 처음에 납입한 1200만원에 대해 1년간 2.5%의 금리가 온전히 적용된다. 이자소득세를 적용해도 세후 이자만 2.1%(25만원)가 넘는다. 1년간 붓는 원금 총액이 같다면, 적금보다 예금의 실효 이자율이 더 높은 것이다. 결국 적금으로 손에 쥘 수 있는 이자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이자율 0.1%p 차이에 집착하기 보다 ‘종잣돈 마련’에 목적을 두고 월 저축액 자체를 늘리는 것이 효과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시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http://finlife.fss.or.kr)’의 <금융 상품 한 눈에>라는 코너에서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다. 월 저축금액과 저축기간, 단리/복리 등을 선택하면 오늘 자 기준으로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을 수 있다. 세전 이자와 세후 이자, 우대금리 정보도 체계적으로 나온다. 대개 시중은행 보다는 저축은행 금리가 높고, 온라인 비대면 상품이 이자를 더 준다. 

정기예금에 가입할 땐 이자를 포함해 통장 잔고가 최대 5천만원이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A은행 계좌에 이미 2천만원의 잔고가 있고 새로운 적금을 붓는다면 3천만원 내에서 끊어야 한다. 금융기관이 파산 등의 사유로 고객에게 예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한 금융기관당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1인당 5천만원까지만 보장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역시 5천만원까지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된다. 단,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파산의 위험 등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가지급금 상한선인 2천만원 한도로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금융기관이 파산하더라도 2천만원까지는 일시에 지급받을 수 있는 제도다.

참고로, 예금자보호법을 적용받는 금융상품으로는 은행의 예·적금, 원금보전형 신탁, DC형 연금, 개인형 퇴직연금 등과 증권사의 예탁금, 원금보전형 신탁 등이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적금 중도해지 비율은 무려 40%가 넘는다. 10명 중 4명은 중도에 해지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정기예금에 가입할 땐 목돈을 한 번에 예치하는 것보다, 금액을 여러 단위로 쪼개는 편이 낫다. 월 100만원씩 납입하는 정기예금 하나보다 월 50만·30만·20만원 등 2~3개에 나눠 가입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실직이나 사고 및 질병, 경조사 등 예기치 못한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해지하게 된다. 반면, 여러 개로 쪼개서 가입하면 급전이 필요할 때 정기예금 중 일부만 해지하면 되므로 손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정기예금 납입기간을 채웠다면 만기가 되는 날 바로 찾자. 가입 당시 적용 받은 금리는 오직 만기 날까지만 유지된다. 만기 다음 날부터는 연 0.1~0.3% 정도의 아주 낮은 금리가 책정된다. 미리 '적금 자동 해지 서비스' 또는 ‘자동 재예치 서비스’를 신청하면 이자 손해 없이 바로 재투자가 가능해진다.
 


구채희 재테크 칼럼니스트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돈 공부를 하는 재테크 크리에이터. 5년간 언론사 경제부 기자를 거쳐, 증권사에서 재테크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했다. 현재 재테크 강사 및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KDI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갓 결혼한 여자의 재테크>, <푼돈아 고마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