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 정유라 기자> 카드사들이 상반기 실적 감소폭을 최소화했지만 하반기 업황이 밝지 않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국민·삼성·현대·우리·롯데·하나·BC카드 8개 카드사의 올 상반기 전체 당기순이익은 95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 중 현대카드와 BC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4%, 10.9% 급증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 대비 34.7%, 13.3% 하락한 하나카드와 KB국민카드를 제외한 대다수 카드사들도 한 자릿수 감소세로 선방했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으며 삼성카드와 우리카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 1.6% 줄며 감소폭을 최소화했다.

상반기 실적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을 추진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와 인력을 감축하는데 집중했다. 올해 상반기 중 영업점포는 53개, 모집인은 900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카드업계는 하반기에 수익성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신규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 환급액이 3분기(7~9월) 실적에 바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지난 1월 금융위원회가 개정한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의 영향으로 1월~6월까지 개점한 신규 영세·중소가맹점에게 수수료를 환급해야 했다.

금융위는 매출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인 가맹점 수수료율을 2.05%에서 1.4%로, 10억~30억 가맹점은 2.21%에서 1.6%로 수수료율을 인하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개정법에 따라 지난 11일까지 상반기 동안 올려받았던 수수료의 차액을 신규 영세·중소 가맹점에게 돌려줬다. 카드사가 환급한 액수는 568억원이며 점포당 평균 환급액은 약 25만원이다.

카드사들은 하반기 선정된 신규 영세·중소 가맹점에게도 총 714억원 규모를 환급해야 한다. 환급대상은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신규 신용카드 가맹점이 된 사업자 중 하반기 영세·중소가맹점으로 선정된 사업자로 총 21만1000개 가맹점이 해당된다. 여기엔 상반기 중 폐업한 가맹점 약 5000개도 포함된다.

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파가 지속되 하반기 실적 하락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개편방안을 3월부터 가맹점에 적용해 1~2월에는 인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상반기 중 고비용 마케팅비 절감 등 비용 감축의 노력으로 실적 하락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전부 수수료 인하 영향권에 들어가고 다른 비용들을 축소하는데도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비용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 실적 감소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환급금 지급으로 상반기 거둬들인 수익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실적 감소를 최소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며 카드사들도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힘 써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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