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 정유라 기자> 여성이라면 마음에 드는 원피스를 하나 구매했을 뿐인데 그와 어울리는 신발, 가방까지 한꺼번에 샀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하나의 물건을 사고 그 물건과 어울릴만한 제품을 계속 구매하면서 또 다른 소비를 하는 현상을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 라고 한다.

디드로 효과는 19세기 프랑스 사상가 ‘드니 디드로’의 일화에서 시작됐다.

그의 에세이 ‘나의 오래된 가운을 버림으로 인한 후회’를 보면 한 친구에게서 붉은색 고급 가운을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흡족한 마음도 잠시, 곧 집안의 낡은 가구가 자신의 차림새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인테리어 전체를 고쳤다는 내용이다.

가운 한 벌 때문에 큰 소비를 하게 된 그의 일화로 제품 간 통일성을 추구하는 ‘디드로 통일성(Diderot conformity)’ 으로도 불리게 됐다.

기업들은 심미적 통일성을 중요 시하는 소비자의 심리에 초점을 두고 디드로 효과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디드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제품으로 삼성전자의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를 꼽을 수 있다. 갤럭시 버즈는 지난 3월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S10’의 사은품으로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과의 경쟁을 위해 ‘갤럭시’ 이름으로 세트 이미지를 강화하며 스마트폰과 자동 연결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호응에 힘 입어 갤럭시 버즈는 지난 1분기 세계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작년 4분기 3% 수준에서 두배 이상 늘어난 결과다.

이외에도 스타벅스의 로고가 그려진 텀블러나 다이어리 시리즈가 스타벅스 애호가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한 것 역시 대표적인 디드로 효과의 예다.

그러나 디드로 효과는 필요하지 않은 물건까지 필요 이상으로 구매하게끔 유도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상품과 인기 캐릭터를 결합한 아트 콜라보레이션이나 신규 전자기기 프로모션 등 제품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