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지난해 저렴한 보험료의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무기로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이 차보험 시장에서 MG손보를 바짝 추격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치솟은 손해율에 따른 보험료 인상분이 반영되면 연내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19조5510억원의 원수보험료를 거둬들였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화재(5조7847억원), 현대해상(4조881억원), DB손보(4조678억원), KB손보(2조6106억원) 등 상위 4개사가 16조5512억원으로 전체의 84.6%를 차지했다.

이 외에 한화손보(8139억원), 메리츠화재(7061억원), 악사손보(6962억원), 하나손보(3180억원), 롯데손보(2426억원), 흥국화재(1582억원), MG손보(412억원), 캐롯손보(236억원) 등 8개사가 15.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출범한 캐롯손보가 1년 만에 236억원의 원수보험료를 거둬들이며 업계 11위 MG손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MG손보는 전신인 그린손보 당시부터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형사 위주로 고착화된 가입률‧재가입률로 시장 판도는 상위 4개사 중심으로 편성돼 있는 상태다.

특히 사고율이 높아 일명 ‘불량 물건’으로 분류되는 소비자의 경우 대형사의 가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중소형사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중소형사의 손해율이 높다.

실제 MG손보는 지난해 기준 412억원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를 거둬 0.2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손해율은 107.7%로 적정 손해율(78~80%)과 업계 평균(89.1%)보다 높다.

캐롯손보가 1년 만에 MG손보 원수보험료의 57.2%까지 좇아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이 있다.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기존 국내 시장에 없었던 형태의 상품으로, 타사 대비 낮은 기본 보험료에 주행 거리에 따른 보험료가 추가로 붙는다. 탄 만큼의 보험료는 후불로 낸다는 특징이 있다.

온라인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를 통해 확인한 결과 중형차 최고 옵션 및 가입한도, 연간 예상 주행거리 4000km로 설정하면 캐롯손보의 보험료는 69만5610원이다. 현대해상(97만2410원)을 제외하면 전부 100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내야하며, 흥국화재(148만원)와 한화손보(142만원)의 경우 2배 가량 보험료 차이가 발생했다.

차량을 소유하고 있지만, 평소 차량 이용량이 적은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동차보험 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캐롯손보가 연내 MG손보를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5%대 보험료 인상을 단행하기로 하면서다.

캐롯손보는 적은 보험료를 거두는 만큼 손해율 악화가 예상되는 상품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적은 사고 건수로도 손해율이 대폭 상승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난해 캐롯손보의 손해율은 131.7%로 업계 평균 대비 1.5배 높다.

이에 캐롯손보는 상반기 내 5%대 보험료 인상을 단행한다. 현재 보험개발원에 적정 요율 의뢰를 맡긴 상태로, 요율 검증이 끝나면 보험료에 반영할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캐롯손보가 출범 초기 고객 모집에 집중하면서 손해율이 대폭 상승한 것”이라며 “보험료 인상과 신규고객 유입이 반영되면 손해율은 점차 안정될 수 있고, 시장점유율도 MG손보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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