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투자자라면 퇴직연금 장기투자 시 ETF(상장지수펀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주식처럼 거래 가능하고 장기간 운용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은혜 수석연구원은 3일 ‘퇴직연금 투자시대:퇴직연금, ETF로 투자하기’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 귀재이자 세계적 부호 워런버핏은 아내에게 남긴 자산의 10%를 국채매입에 투자하고 나머지 90%를 모두 S&P 500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말했다.

인덱스는 지수(Index)를 의미한다. KOSPI200, 미국 S&P500과 같은 주가지수가 대표적이며, 특정 주가지수,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김 연구원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대부분은 워럿버핏의 아내처럼 투자에 익숙치 않은 개인투자자”라며 “퇴직연금 가입자의 고민을 해결해줄 인덱스펀드, 그 중에서도 퇴직연금 계좌에서 더 유용한 ETF를 알아두면 좋다”고 말했다.

ETF는 ‘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로 상장지수펀드라고 불린다.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쉽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펀드로, 대부분 주요 지수의 가격흐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인덱스펀드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예컨대 KODEX200 ETF 1주를 사면 KODEX200에 해당하는 모든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최근에는 인덱스펀드에 주식의 장점이 더해진 ETF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퇴직연금계좌에서 ETF 투자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퇴직연금은 노후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장기투자 자산이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ETF의 장점들을 제대로 활용하면 자산 증식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선 개별 종목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개별 종목에 투자했을 시 시장은 상승해도 해당 종목의 악재 등에 따라 가격이 하락할 수 있지만, ETF는 시장 전체에 투자하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가능케 한다.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일반투자자는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우량주식을 찾아 투자하기 어렵지만, ETF의 경우 1주만 투자해도 여러 업종의 우량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투자 대상도 다양하다. KOSPI200 ETF와 같은 지수형 ETF 뿐만 아니라 반도체, 자동차 ETF 등 업종별 ETF에도 투자할 수 있고, 2차 전지산업, 경기방어주 ETF와 같은 ETF, 고배당주, 우량가치 ETF 등 운용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다.

거래비용은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ETF는 벤치마크 지수를 추종하는 형태로 운용되는 인덱스펀드이기 때문에 펀드매니저의 운용역량이 중요한 액티브펀드(연 1~2%)에 비해 펀드 보수(연 0.3%)가 저렴한 편이다.

ETF는 실시간 매매가 가능해 주식처럼 당일 매도, 당일 매수가 가능하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셈이다.

다만 ETF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반드시 알아둬야 할 체크포인트가 있다.

먼저 구성 종목을 살펴봐야 한다. ETF의 구성 종목과 순자산가치(NAV) 등 ETF 상세정보는 한국거래소 내 ETF 코너나 자산운용사 또는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ETF는 펀드의 일종이므로 운용보수, 판매보수, 신탁보수 등 펀드 보수가 ETF 순자산에서 차감됩니다. 이러한 펀드 보수는 ETF의 기초자산 유형 및 자산운용사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투자에 앞서 미리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또 추적오차와 괴리율이 큰 ETF는 피하는 것이 좋다. 기초자산의 가격 흐름을 못 따라가는 경우가 발생하는 ‘추적오차’는 보통 ETF의 포트폴리오에 기초자산의 구성 종목 중 일부를 편입하지 못한 경우 발생한다. ‘괴리율’은 ETF의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의 차이를 말한다.

아울러 거래량이 충분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거래량이 적은 ETF에 투자하면 기준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사거나 낮은 가격에 매도하게 돼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김 연구원은 “금융투자상품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투자하는 것은 자산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해간다면 ETF와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을 통해 적극적으로 퇴직연금 자산을 증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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