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달 대비 25조원 넘게 증가했다. SK아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을 위한 일시적 마이너스 통장 인출 등 신용대출이 급증했고, 삼성그룹 상속세와 관련한 주식담보대출 등의 영향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12일 발표한 ‘2021년 4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의하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5조4000억원 늘었다. 3월(9조5000억원)과 1년 전(3조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는 지난달 28일과 29일 진행된 SKIET 공모주 일반청약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중복청약 막차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끈 SKIET 청약 최종 경쟁률은 239.06대 1이었다. 역대 최대 규모인 80조5366억원의 증거금이 몰리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대출로 상당 부분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SKIET 공모주 청약이 진행된 날 은행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9조6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기타대출은 약 15조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청약증거금 환불이 이뤄진 지난 3일 이후 대출이 상당수 상환되면서, 실제 은행권 기타대출은 지난 3일 이후 하루만에 7조8000억원 줄었다.

12조원에 달하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 마련을 위한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담보대출(약 7000억원)도 지난달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으로 꼽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4월 말 공모주 청약과 특정 그룹 일가의 주식담보대출 등 특이요인으로 가계대출이 일시적으로 확대됐다”며 “일시적 요인으로 급증한 기타대출은 5월 초 대부분 상환됐고, 일시적 요인을 제거할 경우 평월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지난 3월보다 다소 완화됐다.

지난달 전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5조2000억원이 늘어 3월 증가폭(6조5000억원)보다 줄었다. 다만 전년 동월(4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16조원 늘었고, 제2금융권도 보험사 약관대출과 예·적금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약 9조4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이 역시 SKIET 공모주 청약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공모주 청약 등의 영향으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일시적으로 확대됐다”며 “주담대 축소에도 은행권·제2금융권 모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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