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유로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에도 부정적인 여파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최근 유로지역 수출 부진 및 시사점’에 의하면 유로지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분기 1.5%(전년 동기 대비)로 집계 됐다. 작년 3분기 (1.6%) 이후 5분기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유로지역의 성장세를 끌어내린 건 수출 부진이다. 유로지역 역외수출 증가율은 2017년 중 양호한 모습을 보이다 2018년 이후 둔화했다. 수출물량 측면을 고려하면 수출 부진세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유로지역은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5.7%에 이르러, 수출이 성장세를 좌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은은 “최근 유로지역 경제는 양호한 소비 흐름에도 불구하고 수출 부진으로 낮은 성장세를 지속면서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글로벌 공통충격 뿐 아니라 유로경제의 구조적 혹은 지역적 특이요인이 작용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요 국가별로 보면 제조업 및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의 수출 둔화폭이 큰 반면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유로지역 역외수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영국의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중국에 대한 수출도 둔화됐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철강·금속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부진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가 중국 수출 부진의 원인이다.

특히 부가가치기준 유럽수출 중 대중국 수출 비중(2015년 기준 9.4%)이 통관 기준 중국 비중(6.4%)을 상회해 대중국 수출 부진이 유로지역 성장에 미친 실질적 영향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의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터키 금융불안에 따른 경기침체 등 인접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유로지역 수출이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한은 관계자는 “브렉시트 전개방향에 대한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영국의 소비 및 설비투자가 부진하면서 자본재·소비재를 중심으로 유로지역의 대영국 수출이 부진하다”며 “미국의 경제제재 등으로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고 금융지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경제불안으로 터키의 수입 수요가 크게 약화됐다”고 했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미국, 중국, 영국의 수출 둔화 충격이 유로지역 뿐 아니라 아세안 및 역외 EU지역으로도 파급돼 이들 국가의 중간재 수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로지역의 수출회복 여부는 직접적인 무역연관성 측면 뿐 아니라 높은 GVC 참여도 및 주력수출품 집중도 등 수출구조의 유사성 측면에서도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작년 기준 우리나라 전방 GVC 참여 중 유로지역의 비중은 21.7%로 비교적 높기 때문에 유로지역 수출 향방에 따라 우리나라의 중간재 수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주력 수출품목을 다양화하는 한편 기획, R&D 등 부가가치가 높은 업스트림 부문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분업체례 변화에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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