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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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면서 보험업계 영업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보험영업의 핵심인 대면채널 영업조직이 잇따라 폐쇄되면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1분기 보험사 실적 자체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보험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일 대구사옥에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로 판정받으면서 폐쇄 조치를 내렸다. 대구사옥은 폐쇄 이후 방역작업을 하면서 22일부터 정상 운영하고 있다.

KB손보도 지난 24일 대구 수성구 소재의 빌딩에서 입주사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빌딩을 25일까지 폐쇄했다. 방역 이후 재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빠르게 늘면서 영업 현장에도 이에 대처하기 위한 지침이 잇따라 내려오고 있다.

우선 고객을 직접 만나는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유선 상담과 전자서명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고객을 만나야 하는 설계사와 접촉을 꺼리는 고객을 위한 최선책을 내세우는 것이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2월 4주차 장기인보험 시책을 50%에서 일시적으로 100%까지 2배 확대했다. 설계사의 영업력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독려하기 위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크게 늘고 있어 정부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고객이 설계사와의 만남을 불편해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비대면 영업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보험사의 실적이 저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직까지 실적 저하로 이어지는 등 큰 변화는 없지만 대면채널 영업력이 감소하면서다.

우선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만큼 설계사와 고객의 접촉 수가 현저히 감소했다는 점이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일반적으로 설계사는 공공장소에서 고객을 만나는데, 고객이 이를 불편해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보험사의 시책 상향 조정 방안도 무용지물이 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면 시책을 더 얹는다고 해도 영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만날 의향이 있는 고객을 찾기도 어려운데, 계약을 유치하는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부문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대면채널에서는 대부분 보장성보험 또는 장기인보험이 판매된다. 전부 생명·손해보험사에 큰 수익이 되는 상품군이다.

하지만 고객과의 접점이 줄어든 가운데, 보험사들이 비대면 영업을 권고하고 나서면서 고액의 보험료 계약 유치가 불가능해졌다는 점은 수익성 부문에서 부정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잠재 고객을 찾아가 니즈를 끌어올려 가입시켜야 하는 성격을 가졌다”면서 “하지만 접촉을 하지 못하니 니즈를 끌어올릴 수 없고, 장기화 되면 설계사와 보험사 모두에게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긍정적인 효과도 예상된다. 전염성이 높다는 코로나19의 특성으로 소비자의 바깥 출입이 줄고, 차량 이용 빈도가 낮아지면서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소비자도 스스로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면서 바깥 출입을 자제하고 있다”며 “병원 내진과 차량 이용량이 줄어 손해율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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