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보험업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특수 효과를 가져왔다. 생보업계는 1분기 주저앉은 증시가 반등하며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부담을 덜었고, 손보업계는 차량 이용 및 사고 발생량 감소로 보험금 지출 부담이 줄어 실적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1개 상장 보험사 중 9곳은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7264억1900만원으로 1년 전(7940억3300만원)보다 8.5%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9.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6% 줄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전년 대비 88.2% 증가한 1758억14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10.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35억9800만원으로 1년 전(-439억9700만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생명(707억7800만원)과 동양생명(854억2100만원)은 각각 8.52%, 15.1% 증가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손보업계에서는 흥국화재를 제외한 손보사들이 호실적을 달성했다.

삼성화재(4333억6600만원)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고, 매출액(9조7657억원)과 영업이익(6400억8700만원)이 각각 4.6%, 4.1%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순이익 12.1%, 매출액 8.0%, 영업이익이 8.1% 확대됐고, DB손보는 당기순이익 69.4%, 매출액 8.1%, 영업이익 71.1%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순이익 56.8%, 매출액 16.1%, 영업이익 58.1% 늘리는데 성공했고, 한화손보는 당기순이익이 397.9% 증가하면서 업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3%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383.6% 늘었다.

롯데손보는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58.8%,72.1% 늘었지만, 매출액이 7.8% 감소했다.

흥국화재는 순이익이 53.2% 감소한 135억2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5% 늘었고, 영업이익은 50.4% 줄었다.

코로나19라는 국제적 악재 속에서도 보험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주가 반등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 때문이다.

생보사들은 변액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데, 지난 3월 주가가 최저점을 찍은 이후 2분기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펀드, 채권에 투자해 수익률에 따라 보험금이나 환급률에 영향을 미치는 상품이다. 증시 변동 상황에 따라 고객에게 최소한으로 돌려줘야 할 보증준비금이 변동하는데, 2분기 주가 상승으로 준비금이 늘어나면서 보험사 부담은 줄고 이익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상반기 국내 여행량이 줄었고, 차량 이용이 감소하면서 사고 발생 건수도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5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대비 2.3%~4.0%포인트 감소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매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따라 손보사의 실적이 엇갈린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순이익도 늘었다”고 말했다.

환율차익도 보험사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가치가 높아졌다. 이는 환율이 상승하면서 해외투자 부문 평가 이익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보험 주가도 일시적으로 급등했다.

대부분의 상장 보험사들이 실적 발표한 지난 13일 종가 기준 11개 보험사의 시가 총액은 34조216억5433만원이었다. 이는 실적 발표를 앞둔 일주일 전(28조1058억9218만원) 대비 21.0%(5조9157억원) 증가한 수치다.

시장에서 보험사 호실적 전망이 쏟아지면서 미리 보험 주식을 사들인 영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으로 보험사 실적이 개선됐지만, 하반기에는 역대 최대 차량 침수 피해와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호실적을 이어갈지 알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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