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분기(4~6월) 근로·사업·재산소득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동반 하락했다. 교육, 오락·문화 비용 등은 크게 줄었고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식료품, 가정용품 등의 소비는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은 지난 20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527만2000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4.8% 증가했다.

소득 유형별로 보면 근로소득(-5.3%), 사업소득(-4.6%), 재산소득(-11.7%)이 모두 동반 감소했다. 이러한 ‘트리플 감소’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근로소득의 경우 월평균 322만원으로 지난해 동기(340만원)보다 5.3% 줄었다. 근로소득은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3분기(-0.5%)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2분기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0만7000명 감소해 근로자 가구 비중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특히 2분기 중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부터 5분위(상위 20%) 가구까지 모두 근로소득이 감소했지만, 1분위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48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18.0% 감소했다. 5분위(상위 20%) 가구의 근로소득 감소율(4.0%)의 4.5배에 이른다.

사업소득은 월평균 94만2000원으로 작년 동기(98만7000원)보다 4.6% 감소했다. 2018년 4분기~작년 4분기에 5분기 연속 감소하다 올해 1분기 증가로 전환했지만, 일시적 현상에 그쳤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자영업황 부진 탓이다.

재산소득은 월평균 3만4000원으로 1년 전(3만8000원)보다 11.7% 줄었다. 배당소득, 개인연금소득 감소 때문이다.

정부가 전 국민에게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77만7000원)을 포함한 이전소득(98만5000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54만5000원) 대비 80.8%나 증가하며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2분기 비경상소득은 9만원으로 44.4% 늘었다. 비경상소득은 경조소득이나 퇴직수당, 실비보험을 탄 금액 등을 말한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 소비성향을 67.7%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포인트 하락했다. 100만원을 벌면 67만원을 쓴다는 의미로, 2003년 이후 최저치다.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1만2000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2.7% 올랐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가정 내 활동이 증가하며 식료품, 가정용품 등 ‘집콕’에 따른 소비가 늘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45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다. 채소, 육류 등 가격 인상과 최근 소비 증가로 인해 곡물(17.1%), 육류(33.6%), 신선수산동물(29.5%), 채소 및 채소가공품(24.7%) 등에서 지출이 늘어서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은 21.4% 증가한 18만원으로 집계됐다. 가구 및 조명(36.2%), 가전·가정용 기기(13.5%) 지출이 증가했다.

보건지출은 25만3000원으로 7.5% 늘었다. 특히 마스크 구입으로 인해 의료용 소모품 지출이 240.0% 증가했다.

교통지출은 38만4000원으로 24.6% 늘었다. 개별소비세 인하(3~6월)로 자동차 구입 지출이 144.0% 늘어난 영향이 컸다.

반면 교육지출은 16만8000원으로 29.4% 줄었다. 자녀 학원비 지출은 올해 2분기 15만8000원으로 23.4% 감소했고, 고교 무상교육 확대 시행으로 정규교육 지출도 54.1% 줄었다.

음식·숙박지출은 38만8000원으로 5.0% 줄었다. 외식과 주점 등 식사비((-4.8%), 여행 숙박비(-13.4%)도 감소했다.

오락·문화지출은 21.0% 감소한 17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단체여행, 공연·극장 등 이용이 줄면서 단체여행비, 문화서비스 지출이 각각 92.7%, 13.7% 감소한 영향이다.

의류·신발 지출은 16만9000원으로 5.8%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