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한 지 2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롯데손보가 재무건전성 지표를 조작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롯데손보 인수 당시 롯데지주와 계약조건에 RBC(지급여력) 비율 180% 미만 시 계약을 전면 무효화 할 수 있는 조항이 발동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가 조만간 롯데손보 대주주 자격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모펀드(PEF)인 JKL파트너스는 2019년 5월 롯데그룹이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58.49% 중 53.49%를 3734억원에 사들이며, 롯데손보 대주주가 됐다. 이후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3750억원의 유상증자를 했고, 두 차례에 걸쳐 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인수 후 같은 해 10월 최원진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JKL파트너스 체제 기반을 다졌다.

최 대표는 취임 이후 보험 포트폴리오를 전면 개편했다. 만년 적자 상품인 자동차보험 비중은 대폭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단기간 내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인 구조조정에도 과감했다. 인수 이후 지난해 9월까지 전체 직원 중 26%가 넘는 400여명을 단축했다. 점포 수도 140여개에서 100개로 대폭 줄였다.

기업 인수 후 단기간 내 회사의 가치를 증대시켜 재매각을 추진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에 맞게 롯데손보의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롯데손보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한 JKL파트너스의 매각 차익 실현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손보가 재무건전성 주요 지표인 RBC 비율 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롯데손보에 대한 재무건전성 점검을 실시했다. 금융당국은 이 과정에서 롯데손보가 RBC 비율을 잘못 산출해 반영했다는 점을 적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손보가 RBC 비율을 조작했다고 알려진 부분은 무해지보험이다. 무해지보험은 계약이 유지되는 기간 해지환급금이 없는 대신 납입을 완료하면 해약환급금이 다른 상품 대비 크게 증가한다.

롯데손보는 무해지보험의 해약환급금을 일반보험 상품과 동일하게 해약 시점 기준 보험료 적립금과 해약환급금 차이만큼만 적용해야 하는데 0으로 계산해 보험료 적립금 전부를 가용자본으로 산출, RBC 비율을 높였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적발 대상이 됐다.

이러한 오류로 롯데손보의 RBC 비율은 실제보다 약 15%포인트 높게 산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이러한 계산 오류에 대한 고의성 여부다. 롯데손보가 JKL파트너스로 인수되기 전 RBC 비율을 조작한 후 눈가림으로 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손보의 RBC 비율은 2019년 6월 140.81%, 9월 141.38%, 12월 183.73%까지 오른 후 2020년 3월 174.2%, 6월 177.01%, 9월 169.39%까지 다시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적발한 무해지보험의 잘못된 산출 방식이 제대로 적용되면 150%대까지 떨어질 수 있는 셈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게 RBC 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100% 이하일 경우 적기시정조치를 내린다.

만약 롯데손보가 고의로 RBC 비율 산출을 조작했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 JKL파트너스는 롯데지주와의 계약을 전면 무효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를 인수할 당시 증자를 통해 RBC 비율이 180%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180%보다 밑도는 경우 인수 계약 자체를 무효화 할 수 있는 조건을 양측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JKL파트너스와 롯데지주의 이러한 계약조건이 이행된다면 롯데손보는 매각 2년 만에 매물로 M&A 시장에 나오게 된다.

이에 롯데지주 관계자는 “계약과 관련해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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