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본점 전경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본점 전경

24일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25일 우리금융, 하나금융, KB금융 등이 주총을 개최하면서 4대 금융지주의 주주총회가 끝났다. 여전히 아물지 않은 각종 사태를 두고 가입자의 곱지 않은 시선과 더불어 주주인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를 내세운 반대 의견까지 더해졌지만 ‘서프라이즈 원안 뒤집기’는 없었다. 혹시나가 역시나였던 셈이다.

25일 각사,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모두 주주총회를 마쳤다. 슈퍼주총데이 대열에 모두 합류한 것이다.

어제인 24일 주총을 진행한 ‘신한금융’이 시민단체와 국민연금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안대로 승인 결과를 거둔 것처럼 오늘 역시 별다른 이변은 없는 모습이었다. 특히 국민연금은 힘을 싣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결정된 의결권 방향에 따라 다수의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한 것이다.

살펴보면 우선 ‘KB금융’은 제6호 의안이었던 김영수 사외이사 후보 부결을 제외하고는 모두 승인되었다. 김 후보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에서 추천한 사외이사였다. 이로써 KB금융 노조는 사외이사 추천에 있어 5번째 고배를 마시게 됐다. 참고로 국민연금은 ‘중요한 지분·거래관계 등에 있는 회사의 상근임직원에 해당하는 이해관계’를 근거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국민연금이 과다하다고 판단한 이사 보수한도 역시 무난하게 통과됐다.

‘우리금융’ 역시 여섯 개의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제6차 국민연금기금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통해 △송수영 사외이사 △노성태 사외이사 △박상용 사외이사 △장동우 사외이사 △정찬형 감사위원 △노성태 감사위원 △장동우 감사위원에 대해 반대 의사를 결정한 바 있다. 감독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총 8명 중 7명을 반대한 것인데, 반대가 무색한 결과가 나왔다.

이 외에도 이사 보수한도 역시 과다하다고 판단했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특히 돌풍의 핵이었던 ‘하나금융’은 순탄 그 자체였다. 국민연금 조차 이사 보수한도 및 특별공로금 지급 외에 함영주 회장 선임 등을 찬성했기 때문이다. 결국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시대와 굿바이 하고 고졸신화 함영주 차기 회장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이를 두고 일찌감치 회장 선임 반대를 주장해왔던 시민단체와 하나은행사모펀드피해자연대 등은 하나금융과 더불어 국민연금까지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금융소비자의 대규모 피해 사태를 불러온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물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 온 바 있다. DLF사태의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이 그랬고, 라임자산운용사태의 조영병 회장이 그랬다. 하지만 유독 함영주 차기 회장에 대해서는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금융정의연대 관계자는 “결국 국민연금의 반대와 상관없이 가결될 수 있는 안건에 대해서는 정해진 지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한 반면, 이번 함영주 선임 건처럼 실제로 부결될 수도 있는 안건에 대해서는 지침상 반대가 분명하더라도 찬성표를 행사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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