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에서 3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이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됐지만, 백내장‧도수치료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져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손해보험사 실손보험에서 발생한 손해액은 10조101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위험손해율은 130.5%로 전년(134.6%) 보다 4.1%포인트 낮았다.

위험손해율이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수치로, 100%를 넘으면 가입자가 낸 돈보다 지급된 보험금이 더 많았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위험손해율(130.5%)을 예로 들면 100만원의 보험료를 받아 130만500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의미다.

2017년부터 4년간 실손보험에서 발생한 손실액은 총 7조3000억원이다. 보험업계는 이중 지난해 손실액이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보험료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손실액은 약 2조4000억원으로 2017년(약 1조2000억원) 대비 2배 가량 확대됐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이 줄면서 2분기(4~6월) 손해율은 126.9%로 떨어졌다. 하지만 3분기(7~9월) 127.1%, 4분기(10~12월) 131.1%까지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초기에는 가벼운 증상으로 코로나19 검사 기관 방문에 거부감을 가졌지만, 점점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이 둔화되면서다.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는 백내장과 도수치료 부문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 급증해서다.

실제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질환에 지급한 보험금은 2조9902억원으로 전체의 41.2%를 차지했다. 상위 5개 손해보험사에서만 지급한 보험금이 3년 만에 약 1조원 이상 증가했다.

백내장 관련 보험금은 2017년 881억원에서 지난해 4101억원으로 3년새 약 5배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2분기 손해율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3분기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올해 코로나19 안정세로 접어들고 의료 이용 수요가 늘어나면 손해율이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분별한 의료 쇼핑,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의 주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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